(사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뉴스펭귄
(사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뉴스펭귄

[뉴스펭귄 최나영 기자] 환경부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동의' 결정했다. 이로써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은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부산 가덕도신공항건설사업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고려가 환경보다 우선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일 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시스템에 따르면,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에 이같은 협의 결과를 통보했다. 2020년 9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한 뒤 1년 6개월 만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상위계획을 수립할 때, 환경보전 계획의 부합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다.

(사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뉴스펭귄
(사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뉴스펭귄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9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하고 협의를 시작했다. 환경부가 두 차례 보완을 요구해 두 차례 보완서를 냈다.

당시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이 인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의 보전과 관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서천갯벌에 날아드는 철새들의 서식지가 축소되거나, 항공기가 철새와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이는 환경단체들도 꾸준히 우려해 온 지점이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2021년 10월5일 새만금신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 상공에서 전투기와 조류가 부딪히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서천갯벌로부터 9㎞ 범위 이내의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항공기 운항으로 인한 조류충돌의 경우 공항의 반경 13㎞ 이내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8㎞ 이내의 범위에서는 조류충돌의 72%가 발생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수라갯벌에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와 금개구리 서식도 확인된 만큼 새만금신공항 건설은 환경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새만금 신공항 예정 부지 내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수컷 (사진 전북녹색연합)/뉴스펭귄
새만금 신공항 예정 부지 내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수컷 (사진 전북녹색연합)/뉴스펭귄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림에 따라 해당 사업은 다음 단계인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됐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우리 도민의 염원이기 때문에 조기에 착공해 개항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계속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동행동은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의 타당성 모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이라며 “부동의 사유가 명백함에도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조건부 동의를 통보한 것은, 정부 여당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대규모 국토파괴‧생태계 훼손이라는 국가폭력에 대해 환경부가 또다시 면죄부를 준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ㆍ윤석열 후보는 모두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공동행동은 3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새만금신공항 사업 조건부 동의 결정을 규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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