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구슬을 달아놓은 그물 (사진 Thünen Institute for Baltic Sea Fisheries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아크릴구슬을 달아놓은 그물 (사진 Thünen Institute for Baltic Sea Fisheries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그물에 구슬을 끼우는 간단한 작업으로 고래 혼획을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래류는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종이지만, 헤엄치던 중 그물을 인지하지 못하고 엉켜 폐사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매년 약 30만 마리가 어구로 인해 폐사하고 있으며 국제포경위원회는 어업 중 의도치 않게 고래가 걸리는 혼획을 "전 세계적으로 고래류가 맞닥뜨린 가장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인정했다.

독일 로스토크에 있는 튀넨해양수산연구소(Thünen Institute for Baltic Sea Fisheries)는 그물에 아크릴구슬을 매달아 고래 혼획을 예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돌고래를 비롯한 고래류는 고주파 음을 낸 뒤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로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는 반향정위(反響定位)를 사용하는데, 기존 그물은 반향정위로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그물을 피하기 어려웠다. 사람으로 치면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셈이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연구팀은 그물에 고주파가 반사될 수 있는 물체를 매달아 고래들이 위치를 알 수 있게 하는 실험을 했다.

바닷물과 비슷한 밀도를 가져 그물에 추가적인 무게를 더하지 않으면서도, 고주파에 공명해 소음을 낼 수 있는 적합한 물체는 8㎜ 크기의 아크릴구슬이었다.

탁구공, 강철공과 같은 물체는 음파 반사에는 적합했지만 어업에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탁구공은 그물을 물 위로 뜨게 하고, 강철공은 가라앉히기 때문이다.

또 아크릴구슬을 매단 그물은 어획량에 피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고래류가 사용하는 반향정위로 그물 위치가 파악되는 것이기에 일반 물고기와는 상관이 없다.

실제로 연구팀이 덴마크 푸넨섬 인근에서 아크릴구슬이 매달린 그물을 사용했을 때 돌고래가 그물을 피해가는 것이 확인됐다.

흑해에서 기존 그물과 구슬이 달린 그물을 사용해 각각 10번씩 실험한 결과, 기존 그물에서는 5마리의 돌고래가, 구슬이 달린 그물에서는 2마리의 돌고래가 걸려들었다.

연구팀은 구슬이 달린 그물에도 돌고래가 걸린 것에 대해 휴면상태로 이동을 하고 있던 것으로 추측하고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퍼스트펭귄]은 뉴스펭귄이 국내 뉴스매체로서는 처음 보도하는 기사를 뜻한다. 다른 매체에서 흔히 [단독]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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