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옆에서 나체로 자전거 타" 역대급 폭염에 대처하는 캐나다·미국 상황

  • 조은비 기자
  • 2021.06.30 12:12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캐나다 남서부와 미국 북서부가 살인적인 더위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예견된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폭염 원인으로 열돔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열돔 현상은 제트기류가 약할 때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나타나게 되는데, 마치 돔을 씌운 것처럼 특정 지역에 열기를 가두게 된다.

(사진 national ocean service 공식 홈페이지)/ 뉴스펭귄

브리티시컬럼비아 캐나다 환경 기후변화(ECCC Weather British Columbia), 미국 시애틀 국립기상청(NWS Seattle), 포틀랜드 국립기상청(NWS Portland)에 따르면 최근 몇 일 동안 각 지역의 최고 기온은 섭씨 49.5도, 42.2도, 46.1도로 모두 역대급 더위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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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경찰(RCMP)은 AFP 통신에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버너비, 서리 지역에서 하루 동안 6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더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여파로 지구촌 폭염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서 2003년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7만 명이 사망했고, 2010년 러시아에서는 5만 명이 숨졌다.

최근 폭염 피해를 겪고 있는 캐나다 남서부와 미국 북서부 지역은 그동안 선선한 날씨를 유지해온 지역이기에, 더욱이 이번 더위 대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염에 시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SNS로 전해진 현지 상황이다.

기상캐스터 켈리 바이에른(Kelley Bayern)은 "포틀랜드에서 요리를 완성하는 데 45분이 걸렸다"라며 열기에 구워진 계란 후라이를 공개했다.

I cooked an egg outside yesterday when we hit 112° in Portland. After 45 minutes, it was kind of cooked... I didn't eat it because it didn't seem safe. But nonetheless, I was impressed. #heatwave

게시: Kelley Bayern 2021년 6월 28일 월요일

쿠키 반죽을 오븐이 아닌 차 안에서 구워낸 사람도 등장했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라이언 위드메이어(Ryan Wiedmaier)는 "지금은 섭씨 42.7도"라며 "쿠키가 다 구워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극심한 열기는 단순히 요리로만 인증되지는 않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법무장관 마이크 판워스(Mike Farnworth)는 열기로 인해 도로에 금이 간 사진을 게재했다.

일부 시민들은 더위 쉼터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안 브래머(ian bremmer)는 포틀랜드의 더위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나체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도 등장했다. 현지매체 카투 뉴스(KATU News)의 댄 메카시(Dan McCarthy) 기자는 트위터에 영상을 올렸다. 그는 "시민들이 포틀랜드의 한 분수 옆에서 나체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라며 "역사적인 폭염에 대응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폭염 아래에서 수분 섭취가 중요한 만큼, 서로에게 물을 나눠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야생동물, 동물원, 반려동물 등 동물에 대한 염려도 계속되고 있다. 동물들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권고에 따라, 일부 시민들이 야생동물에게 물을 제공하기도 했다.

마리사 말로 브랜틀리(Marisa Marlow Brantley)는 라쿤이 물이 담긴 바가지에 들어가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시애틀 외곽에 사는 부모님이 라쿤을 위한 수영장을 마련했다"라며 "라쿤도 고마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로하스 버크(joe rojas burke)는 포틀랜드의 폭염에 지친 다람쥐에게 얼음을 제공했다.

시애틀 아쿠아리움은 얼음으로 열을 식히고 있는 수달의 영상을 게재했다.

반려동물에게 얼어붙은 수건과, 얼음, 물, 선풍기 등을 제공하는 사진도 다수 공유되고 있다. 그 중 새라 애믈링(Sarah Emling)은 고양이가 냉장고 안에 피신한 사진을 올렸다.

안쓰럽게 철장에 매달려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는 햄스터도 있다.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은 "폭염이 심해서 (선풍기도) 도움이 안된다"며 더위에 지친 햄스터 사진을 올렸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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