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서 사라지면 멸종", 전북 무인도 저어새 번식지 확인

  • 이후림 기자
  • 2021.05.28 12:08
무인도 노루섬 (사진 전북녹색연합)/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27일 전북녹색연합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새만금 인근 무인도 노루섬에서 저어새 100여 마리와 노랑부리백로 30여 마리가 번식 중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2종은 모두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에도 지정된 보호종이다. 

저어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종으로 분류됐으며 전 세계 번식지 90% 이상이 한반도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 생존과 서식에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과 하구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 종으로 등재된 노랑부리백로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3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이들 종 약 80%가 한반도에서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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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노랑부리백로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전북녹색연합 측은 새만금을 비롯한 주변 하구갯벌이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기 적합한 조건이라는 사실을 이번 서식지 조사를 통해 명확히 했다는 입장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번식지 노루섬으로부터 불과 12km 떨어져 있는 새만금과 군산 수라갯벌이 새만금 내 남아있는 마지막 갯벌인만큼 해당 서식지 보호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나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진행되면서 서식지 파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위원장은 뉴스펭귄에 "저어새는 넓적한 주걱 모양 주둥이 생김새에 따라 물고기가 풍부하고 수심 얕은 곳에만 서식이 가능하다"면서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갯벌이 얕게 형성된 우리나라 하구 지역은 이들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이들이 사라지면 전 세계에서 멸종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이미 공항이 넘쳐나고 대부분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훼손하면서까지 공항을 건설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무인도 노루섬에 서식하는 저어새 (사진 전북녹색연합)/뉴스펭귄
무인도 노루섬에 서식하는 저어새 (사진 전북녹색연합)/뉴스펭귄
무인도 노루섬에 서식하는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 (사진 전북녹색연합)/뉴스펭귄

환경단체 측은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이 아니라도 전북에 위치한 군산공항이 충분히 새만금국제공항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승우 위원장은 "지역주민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공항이 건설된다고 해서 무조건 해당 지역이 발전한다는 기대는 단지 허상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지역주민들과 도의회는 빠른 시일 내에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전북도의회 김종식 의원은 뉴스펭귄에 "자연도 소중하고 천연기념물도 좋지만 도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국제공항 건설을 이제 와 반대한다는 것은 이해 가지 않는 행동"이라며 "멸종위기종들에게 피해는 가겠지만 민간 공항이 있음에도 지금까지 아무런 지장 없이 생존하고 있는 이들이 국제공항이 들어선다고 해서 생존이 불가하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 서식지를 옮기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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