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저어새의 자연번식이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과, 국내 최대 번식지가 오염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함께 전해졌다.
주걱같이 생긴 검은 부리와 새하얀 털에 긴 다리를 가진 저어새.

저어새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위기(EN)종에 해당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국내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05-1호 및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서식지는 동아시아로 알려져 있지만, 그 중 90%가량이 한반도 서해안에서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서울대공원은 국내 최초로 저어새의 자연번식에 성공했다며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
올해 5월 26일 부화한 새끼 두 마리는 2017년 수몰 위험에 처했다가 구조돼 인공부화된 부모개체로부터 태어났다.

이주희 사육사는 "수몰지역에 있는 알들은 보통 저어새 무리에서 밀린 약한 부모 개체들이 낮은 곳에 낳은 알"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수몰지역의 알들이 인공부화 되어 인공육추에 성공하고, 건강하게 성체가 되어 자연번식을 성공했다는 건 특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두 마리의 새끼는 현재 이소준비를 위해 지속적으로 날개 짓을 하고, 먹이를 잘 받아먹으며 건강하게 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준비는 둥지에서 떠나 독립하기 위해 날개, 다리 힘 등을 기르는 준비 과정을 뜻한다.
서울대공원 측은 2022년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토종동물들의 야생적응훈련을 위한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겨울에 먼 거리를 이동하는 저어새의 경우 날개 근육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더 넓은 부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희소식만 들려온 것은 아니었다. 5일 KBS 뉴스는 저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 구지도에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을 공개했다.

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저어새 둥지가 발견되기도 하고, 버려진 노끈 등으로 둥지를 지은 모습도 포착됐다.

번식을 위해 한국을 찾아온 국제적 멸종위기종 저어새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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