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공해에 짝짓기 못해 사라지는 ‘슬픈 곤충’ 반딧불이

  • 이후림 기자
  • 2021.04.21 13:54
숲을 밝히는 반딧불이 (사진 Roberto Marchegiani - Flickr)/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낭만적인 밤을 상징하는 반딧불이가 사라지고 있다.

미국의 환경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는 최근 개똥벌레라고도 불리는 반딧불이가 서식지 파괴, 살충제, 과다한 빛 공해, 열악한 수질, 침입 종, 과다 채집 및 기후위기로 인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성충이 된 반딧불이는 고작 한 달 미만의 짧은 생애를 살고 사라지지만 이들 유충은 최대 2년이란 상대적으로 긴 성장 기간을 거친다. 유충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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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거 쉽게 관찰돼 누구나 알 만한 노래 주제로도 사용된 반딧불이가 왜 자취를 감추게 됐을까?

대부분의 반딧불이 유충은 생존을 위해 개울이나 습지 같은 습한 서식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습한 장소는 상업 및 주거 개발, 도로 건설 및 농업, 수질 오염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빛 공해에 민감한 반딧불이 특성상 인공조명의 증가 역시 멸종에 한몫한다. 인공적인 빛은 반딧불이를 포함한 많은 생물종에게 영향을 미친다. 야행성인 이들이 내뿜는 빛은 짝을 유혹하고 포식자를 막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종은 교미를 위해 완전한 어둠을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농업을 위해 사용되는 화학 비료와 살충제는 기후위기와 함께 가뭄, 산불의 강도와 빈도를 증가시켜 반딧불이 유충 감소에 기여한다. 이로 인해 생겨난 외래종이 이들을 쉽게 죽이며 유충의 먹이가 되는 민달팽이 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공동평가자 안나 워커(Anna Walker)는 "모든 사람이 반딧불이 개체군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서식지 보호를 위해 잔디를 덜 깎거나 빛 공해를 줄이기 위해 밤에 조명을 끌 수 있고 반딧불이가 필요로 하는 서식지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단체들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구체적인 복원 방법을 제시했다.

한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등재된 반딧불이 종 11%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가 '준위협'(NT, Near Threatened) 종으로 분류됐고 해당 종의 절반 이상이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표기됐다. 

전 세계 곤충의 감소는 평균적으로 연간 약 1~2%, 10년 단위로는 10~20%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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