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채팅 시간입니다~" 침팬지들의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 이후림 기자
  • 2021.03.22 08:00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봉쇄된 체코 한 동물원에서 무기력한 침팬지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독특한 방법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체코 북부 드부르크랄로베(Dvur Kralove) 사파리공원이 침팬지 주거 공간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했다. 150km 떨어진 남부 브르노(Brno) 동물원 침팬지들을 이들에게 생중계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드부르크랄로베 동물원 침팬지 6마리는 11일 처음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화상채팅은 줌(Zoom)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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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관계자 가브리엘라(Gabriela)는 "실험 첫날 침팬지들은 낯선 스크린으로 인해 방어적이고 위협적인 제스처를 보였지만 이내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가브리엘라에 따르면 침팬지들은 스크린을 시청하며 견과류와 같은 간식을 씹거나 긴장된 상황을 목격하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이는 인간이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나타나는 행동 패턴과 동일하다.

그는 "침팬지들이 사람을 그리워하며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여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특히 동물원에서 가장 어린 암컷 'M'이 다른 침팬지들을 보는 것에 가장 흥분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행동 패턴은 침팬지가 인간과 생각보다 더욱 깊은 진화적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2019년 영국 B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인간과 유사한 동물 행동 분석을 위해 한 연구실을 영화관으로 꾸며 침팬지 2마리가 함께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이들이 영화를 보고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선 추적 센서 아이트래커가 설치됐으며 집중을 위해 과일음료와 간식 등도 배치됐다.

영화를 함께 본 이후 이들의 행동 변화는 인간의 패턴과 비슷했다.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유대감을 쌓은 둘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가까워졌고 서로 만지는 등의 스킨십도 보다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발견을 통해 침팬지가 독특한 인간의 특성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침팬지들의 화상채팅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동물원 측은 일주일 뒤 해당 프로젝트를 평가한 뒤 3월 말까지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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