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개발? 나 여깄는디' 케이블카 예정지 나타난 곰

  • 임병선 기자
  • 2020.12.21 15:03
지리산 형제봉 인근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반달가슴곰 (사진 반달곰친구들)/뉴스펭귄

케이블카, 모노레일, 호텔 등 관광지 조성이 예정된 지리산 형제봉 일대에서 반달가슴곰 서식이 확인됐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은 지리산 산악열차 예정지 인근에서 반달가슴곰 한 쌍을 포착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반달곰친구들은 하동군과 기획재정부가 지리산 형제봉 일대에 케이블카, 호텔, 모노레일 등을 조성하려는 일명 '하동 알프스' 계획을 반대해왔다. 단체는 형제봉 일대가 반달가슴곰 서식지임을 하동 알프스 계획 반대 근거로 삼았는데, 이번 발견으로 이들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단체는 앞서 형제봉생태조사단과 함께 지난 7월 21일 지리산 형제봉에 카메라 두 대를 설치했다. 형제봉생태조사단은 환경단체와 지리산 개발 주체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한걸음 모델' 일환으로 결성된 형제봉 일대 조사 단체다.

반달곰친구들이 게시한 영상에는 식별 장치가 부착된 수컷 반달가슴곰 KM-61과 위치추적 장치가 없는 야생 추정 암컷 개체가 등장한다.

반달가슴곰 한 쌍이 포착된 장소는 하동 알프스 계획에 포함된 케이블카 예정지로부터 불과 413m가량 떨어져 있다. 이들은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와 협력해 KM-61의 최근 3개월 간 행동반경과 겨울잠 위치를 분석한 결과, KM-61이 지리산 형제봉 일대를 주요 서식지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하동 알프스 예정지와 반달가슴곰 한 쌍 출현지 (사진 반달곰친구들)/뉴스펭귄

단체는 또 국립공원공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라 형제봉 일대에서 추적된 반달가슴곰은 2017년 5마리, 2018년 4마리, 2019년 5마리, 2020년 8월 기준 4마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적 장치가 없는 개체도 있어 개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달곰친구들은 "우리는 환경부와 산림청, 하동군에 지리산 형제봉 일대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정밀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며 "산림청은 정밀조사 결과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형제봉 일대 국유림 경영계획 중 미시행 사업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유림 경영계획은 국유림을 관광지, 휴양지 등으로 개발하거나 타 용도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산림청이 법적 허가를 낸 뒤 공표하는 절차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