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상청, "시베리아 고온 현상은 인간 때문"

  • 임병선 기자
  • 2020.07.16 10:17
시베리아 여름 (사진 flickr)/뉴스펭귄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이 ‘인간 때문’이라는 영국 기상청 공식 발표가 나왔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은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시베리아에 발생한 장기 고온 현상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아니면 벌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영국 기상청이 인용한 기후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 활동이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 발생 확률을 600배 이상 높였다.

앞서 시베리아 지역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심각한 장기 고온 현상을 겪었다. 러시아 베르크호얀스크(Верхоянск) 마을에서 북극 사상 최고기온인 섭씨 38도가 관측됐고, 지난 반기 간 시베리아 지역 평균온도는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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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상청 소속 과학자, 러시아 국립 아카데미 기후과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 원인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최근 내놨다.

국제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온난화로 1도 상승한 현재 상황’과 ‘인간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황’을 비교해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이 발생할 확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없을 때 8만 년에 한번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기후 상황에서는 130년에 한 번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이 나타날 확률을 600배 이상 늘렸다고 결론내렸다.

연구를 이끈 앤드류 시아바렐라(Andrew Ciavarella) 영국 기상청 소속 과학자는 “현재와 같은 기후가 지속되면 인류가 더 잦은 극한 기온을 겪게 된다는 증거”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시베리아에 나타난 것과 같은 극한 고온 현상은 덜 나타난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청은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이 러시아 영구 동토층을 녹여 기름 유출 사고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또 시베리아 지역 산불 발생 증가, 나무를 갉아먹는 솔송나방(Siberian silk moth) 창궐도 고온 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베리아 기후는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7월 중순까지 한반도에 무더위가 찾아오지 않은 이유는 올해 시베리아를 포함한 북극의 기온이 높았기 때문이다. 북극 기온이 오르면 북극 찬 공기를 둘러싼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찬 공기가 남하하며 한반도 기온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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