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가 정부 대신 사육곰 22마리 미국 보호소 보낸다

  • 임병선 기자
  • 2020.07.01 17:32
(사진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정부 정책 실패로 생겨난 국내 사육곰 일부를 동물단체가 미국 보호시설로 보낸다. 단체 측은 정부가 책임을 다하라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1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사육곰을 미국 보호시설로 이주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육곰은 웅담 채취를 위해 길러지는 반달가슴곰을 이르는 말이다.

단체 측은 정부가 사육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사육곰을 구출한다고 밝혔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동물자유연대는 폐업 의사가 있는 사육장에서 곰 22마리를 구출해 미국 동물 보호시설 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TWAS 보호구역 내에 사는 동물들 (사진 TWAS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단체 측은 “사육곰 22마리는 국내에 남은 것 중 5%에 불과하다”며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역할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정부가 곰 사육장 폐업을 지원해 산업을 종식시키고 남은 408마리 사육곰은 보호시설로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 산업에 대해 정부는 문제 규모만 줄이는 땜질 정책으로 일관했다”며 정부가 책임을 다하도록 동물단체 차원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반달가슴곰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1급으로 지정됐다. 국제법에 따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국외 이동이 불가능하다. 사육곰들은 대부분 야생성이 사라진 상태라 방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동물자유연대는 “한미 수출입 절차에 따라 수입허가 수순을 밟고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다. 이주는 2021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육곰 문제 해결 촉구 공개청원에 1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만 38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 단체는 구출 시민 모금으로 사육곰 구출 비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뉴스펭귄

1981년 정부 권장으로 시작된 사육곰 산업은 몇 년 못가 사양 단계로 접어들었다.

1985년 국제적 비판 여론에 따라 정부는 사육곰 수출입을 금지했다. 또 남은 곰에 대해서는 10살 이상 개체 도살 후 웅담 채취를 허용했다. 그 외 다른 용도로는 활용 불가능하다. 이에 사육곰으로 돈을 벌 수 없게 된 업체들은 잔반 등을 곰 먹이로 급여하는 실정이다.

사육곰 (사진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제공)/뉴스펭귄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