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나무늘보셀카' 사진을 가린 이유
인스타그램이 '나무늘보셀카' 사진을 가린 이유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0.06.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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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와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 (사진 코스타리카 정부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귀여운 모습의 현지 야생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일은 여행자에게는 로망이다. 함께 ‘셀카’를 찍을 기회가 드문 특정 지역에만 서식하는 동물은 특히 많은 ‘동물셀카(animalselfie)’가 있다. 호주에 사는 야생 쿼카가 그 예다.

해외 유명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가 쿼카와 함께 찍은 셀카 (사진 'Chrishemsworth' 캡처)/뉴스펭귄
해외 유명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Chris Hemsworth)가 쿼카와 함께 찍은 셀카 (사진 'chrishemsworth' 인스타그램 캡처)/뉴스펭귄

나무늘보는 인간에게 셀카를 함께 찍을 대상이 됐다. 야생동물단체 세계동물보호(World Animal Protection)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에 올라오는 동물셀카중 70%가 나무늘보와 찍은 사진이다. 행동이 느려 사진에 담기도 쉬운 데다 남미 숲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나무늘보셀카(#slothselfie)'를 검색하면 "야생동물을 지켜주세요"라는 경고와 함께 동물학대와 멸종위기종 밀거래와 관련된 콘텐츠를 검색했다는 알림이 뜬다. 나무늘보셀카 행위를 인간의 동물학대로 보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 #slothselfie를 검색하면 나오는 경고문 (사진 인스타그램 검색 결과 캡처)/뉴스펭귄
인스타그램에 #slothselfie를 검색하면 나오는 경고문 (사진 인스타그램 검색 결과 캡처)/뉴스펭귄

나무늘보가 많이 서식하는 남미 코스타리카(Costa Rica) 여행지에는 나무늘보를 잡아서 데리고 다니며 여행자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요구하는 상인들이 있다. 스스로 다가와 사진을 찍는 호주 쿼카와는 결이 다르다. 

야생 나무늘보가 사람에게 다가와 함께 셀카를 찍을 경우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나무늘보를 잡아 놓고 사진을 찍게 한다면 동물학대가 된다.

나무늘보셀카는 나무늘보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나무늘보는 느리고 조용한 삶을 사는 동물이다. 사람이 몸을 갖다대거나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불편함을 느낀다. 여행객이 내는 소음에도 민감하다.

나무늘보셀카가 유행할수록 더 많은 나무늘보가 학대를 당하게 된다. 이에 나무늘보셀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코스타리카 정부는 ‘동물셀카중지(stopanimalselfies)’ 캠페인을 2019년부터 펼치고 있다.

캠페인 내용을 살펴보면 ‘동물과 사진을 찍으라는 제안 거절하기’, ‘동물 쫓아가지 않기’, ‘밥을 주거나 음식, 소리로 유인하지 않기’ 등이 있다.

동물셀카중지 캠페인 (사진 코스타리카 정부 홈페이지)/뉴스펭귄

코스타리카 정부는 캠페인 일환으로 사람들에게 동물 인형과 함께 사진 찍어 올리기도 제안한다. 사진을 게시하며 ‘나는 셀카를 위해 동물을 해치지 않았어요’라는 문구와 해시태그 동물셀카중지(#stopaniamlselfies)를 덧붙이면 된다.

인스타그램 #stopanimalselfies 인기 게시물 캡처 (사진 인스타그램 검색 결과 캡처)/뉴스펭귄

인스타그램은 현재 해시태그 나무늘보셀카(#slothselfie) 말고도 코알라셀카(#koalaselfie), 코끼리타기(#elephantride), 원숭이셀카(monkeyselfie) 등에 ‘야생동물을 지켜주세요’ 경고를 붙여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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