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독도지킴이'...멸종위기에서 살아난 토종견

  • 이후림 기자
  • 2024.02.27 15:03
삽살개. (사진 유튜브 '독도수비대강치TV' 영상 캡처)/뉴스펭귄
삽살개. (사진 유튜브 '독도수비대강치TV'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25년째 독도를 지키는 토종견 삽살개의 역사가 화제다.

성신여자대학교 창의융합학부 서경덕 교수팀은 삼일절을 맞아 배우 김남길과 함께 독도 삽살개의 역사를 국내외에 알리는 다국어 영상을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상은 약 4분 분량으로 한국어영어 2가지 버전으로 온라인에 공개됐다. 영상은 서경덕 교수 측과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제작했다. 배우 김남길은 한국어 내레이션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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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 (사진 유튜브 '독도수비대강치TV' 영상 캡처)/뉴스펭귄
삽살개. (사진 유튜브 '독도수비대강치TV' 영상 캡처)/뉴스펭귄

영상에 따르면 삽살개는 예부터 우리땅 어디서나 볼 수 있던 가장 친숙하고 흔한 토종견이었다. 삽살개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유신 장군의 군견이었을 정도의 용맹함과 신선과 같은 신비로운 외형에서 '액운을 쫓는다'는 뜻의 '삽살'이란 이름이 유래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한반도 민족 역사와 함께한 동물이다.

하지만 비극은 일제의 침략과 함께 시작됐다. 일제가 한국 토종견 말살 정책을 펼친 것. 진돗개는 일본개와 생김새가 비슷하단 이유로 조선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반면, 삽살개는 일본개와 전혀 다른 외형을 가졌다는 이유로 제거 대상이 됐다.

일제가 노린 건 삽살개의 모피였다. 당시 단 8년간 토종견 말살 정책을 통해 일본인들이 수탈해 간 삽살개 모피는 약 100만~150만 두로 추정된다. 2000년 삽살개의 역사는 이렇게 멈추는 듯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40년 뒤 한국에서 DNA지문기법을 통한 삽살개 원형복원에 성공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역사는 다시 시작됐다. 

당시 경북대학교 수의대 소속 탁연빈 교수가 삽살개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랜 노력 끝에 삽살개는 1992년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됐다. 2018년에는 역사 속 삽살개 '바둑이' 복원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멸종위기를 벗어나 전국에 5000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연구진은 철저한 혈통 보존과 체계적인 연구관리를 통해 삽살개 보호에 힘쓰고 있다.

국민 곁으로 돌아온 삽살개가 향한 곳은 독도다. '삽살'이란 이름의 유래처럼 액운을 내쫓아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다. 삽살개 '동돌이'와 '서순이'는 1998년부터 동해에서 일본 경비정의 출몰을 알리는 1대 독도지킴이로 25년째 활약하고 있다.

일본에 의해 멸종할 뻔했던 삽살개가 일본이 노리는 독도를 지킨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삽살개. (사진 유튜브 '독도수비대강치TV' 영상 캡처)/뉴스펭귄
삽살개. (사진 유튜브 '독도수비대강치TV' 영상 캡처)/뉴스펭귄

영상을 기획한 서경덕 교수는 "독도 상징이었던 강치는 많은 국민들이 알지만 독도 삽살개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를 것"이라며 "다국어 영상을 통해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남길은 "삼일절을 맞아 독도 삽살개 역사를 목소리로 직접 소개하게 돼 기쁘다"며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시청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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