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표정이 왜 그래? 월요일 아침이잖아요

  • 남주원 기자
  • 2024.02.25 00:05
어딘지 모르게 피곤하고 억울해 보이는 듯한 개구리입쏙독새 새끼 시절 모습. 새끼 개구리입쏙독새는 '민들레 홀씨'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뉴스펭귄
어딘지 모르게 피곤하고 억울해 보이는 듯한 개구리입쏙독새 새끼 시절 모습. 새끼 개구리입쏙독새는 '민들레 홀씨'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뉴스펭귄

"너 표정이 왜 그래?"
"월요일 아침이잖아요..."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직장인과 학생 모두에게 가장 두려운 날, 바로 '월요일 아침'이다. 주말 동안의 달콤했던 휴식을 뒤로 한 채 새로운 한주를 맞이하는 날. 

월요일 아침만 되면 유독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증상인 '월요병'을 대변하는 듯한 새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월요일 아침새'로 불리는 이 새의 진짜 이름은 '개구리입쏙독새(Tawny frogmout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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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개구리입쏙독새.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뉴스펭귄
새끼 개구리입쏙독새.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뉴스펭귄
 개구리입쏙독새 성체.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개구리입쏙독새 성체.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귀여우면서도 독특한 생김새 탓에 실존하는 새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호주 전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개구리입쏙독새는 호주 본토와 태즈메이니아섬에 사는 고유종이다.

커다란 머리와 땅딸막한 몸집, 크고 노란 두 눈, 짧은 다리… 크고 넓은 부리는 마치 개구리를 연상시켜 개구리입쏙독새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전체적으로 갈색·은회색·검정색 깃털이 얼룩덜룩해 나뭇가지와 비슷하다. 이 때문에 나뭇가지로 위장해 먹잇감을 사냥한다.

개구리입쏙독새 4마리가 부러진 나뭇가지로 위장해 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개구리입쏙독새 4마리가 부러진 나뭇가지로 위장해 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개구리입쏙독새는 야행성이며 각종 곤충과 해충을 잡아먹는다. 작은 새나 개구리, 도마뱀 등 소형동물을 먹기도 한다. 이들은 각각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울음소리를 통해 서로 의사소통한다. 멀리까지 울려 퍼지는 울음소리로 경고, 배고픔, 구애 등 여러 정보를 주고받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최소관심(LC, Least Concern)' 종으로 등재돼 있는 만큼 개체수는 안정적이다. '최소관심' 단계 종은 멸종위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개구리입쏙독새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개구리입쏙독새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그렇다고 해서 개구리입쏙독새가 그저 먹고살기 편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들에게도 생존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개구리입쏙독새를 향한 위협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맹금류와 설치류, 뱀 등 포식자는 호시탐탐 개구리입쏙독새 알과 새끼를 노리고 있으며,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새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예컨대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친 곤충을 쫓다가 로드킬 당하거나 인간이 야기한 산불과 대규모 산림 개간으로 서식지를 잃는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한번 서식지가 파괴되면 심각한 위협에 놓인다.

또 인간이 유입한 고양이나 개 등이 때때로 공격하는 일도 발생한다. 인간과 가까이 살기 때문에 살충제나 쥐약 등에 노출될 위험도 높다.

나뭇가지처럼 위장 중인 개구리입쏙독새 한쌍.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나뭇가지처럼 위장 중인 개구리입쏙독새 한쌍.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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