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헥...체력방전' 대한민국 산양에 무슨 일이?

  • 남주원 기자
  • 2024.02.08 16:42
산양.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폭설에 탈진한 산양.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너 어디 산양?" 
대한민국 산양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우리나라에서 산양은 비무장지대 일대를 비롯해 강원 북동부, 경북 동부, 백두대간 중‧북부 등지 고산지대에 산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국내 산양은 안선(포유동물 얼굴에 존재하는 특수한 피지선)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겨울철에는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여름과 달리 두껍고 빽빽한 털이 난다. 머리는 짙은 황색, 뺨은 흑색이며 목에는 큰 백색 반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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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가 30∼40°인 가파른 바위나 다른 동물이 접근하기 어려운 높고 험한 산악지대에 주로 서식한다. 수컷 한 마리 영역에 여러 암컷이 생활하며, 성숙한 수컷은 단독생활을 한다. 야생 산양의 평균수명은 약 10~15년이다.

어미와 새끼 산양.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어미와 새끼 산양.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나 이런 산양이야~"
산양 A to Z

산양은 몸길이 80~130㎝, 꼬리길이는 8~20㎝로 염소보다 몸집이 크다. 몸무게는 20~35㎏ 정도 나간다. 활모양 뿔은 뒤로 굽어 있으며 뿔 밑 부분에는 고리모양 연륜이 있다. 뿔은 10㎝ 내외로 암컷과 수컷 모두 그다지 길지 않다.

신갈나무나 피나무 등의 연한 줄기와 잎, 잎쑥을 즐겨 먹는다. 겨울철 먹이가 부족하면 나무껍질이나 침엽수 가지, 이끼류도 섭취한다. 풀과 산열매, 도토리, 진달래, 철쭉 등의 잎도 좋아한다. 

짝짓기는 보통 10~11월에 한다. 약 7개월의 임신기간을 거쳐 이듬해 5~6월에 새끼 1마리를 낳는다.

구조된 산양.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구조된 산양.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춥고 배고파요..."
기력 다한 산양들

8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겨울철 추위와 배고픔으로 탈진한 산양이 늘었다. 특히 인제, 강릉, 속초, 고성 등 강원 북동부에 서식하는 산양의 탈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매년 겨울철 평균 2~3마리가 구조됐으나 올해는 그 수가 벌써 18마리에 달한다.

공단 측이 공개한 최근 3년간 겨울철(전년도 11월~해당년도 2월 기준) 산양 구조현황을 살펴보면 2022년 2마리, 2023년 2마리였던 구조 개체수는 2024년 18마리까지 급증했다. 치료 중 폐사한 산양은 같은 기간 연도순으로 2마리, 1마리, 8마리다. 

산양이 탈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립공원공단 측은 "갑자기 내린 폭설과 강추위로 땅이 얼어 산양들이 먹이를 찾지 못한다"며 "저지대로 내려오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저체온 증상을 동반한 상태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구조된 산양은 치료를 마치면 인제군에 있는 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 내 생태학습장에서 재활을 거친 후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시설 안에 머물면서 자연증식 또는 산양 복원을 위한 탐방객 홍보 등에 쓰이기도 한다. 

다만 실제 자연방사까지 이어지는 일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치료를 마치고 방사한 산양 수는 2022년 0마리, 2023년 0마리, 2024년 2마리뿐이다.

이에 공단 측은 지역주민, 지자체와 의기투합해 산양 구조·치료·재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겨울철 탈진한 산양과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립공원공단은 탈진이 의심되는 산양을 발견하면 최대한 빨리 119 또는 지자체, 국립공원야생생물보전원 북부보전센터(033-463-9120)로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공단에 따르면 지친 산양에게 가까이 다가가거나 먹이를 제공하면 오히려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산양의 생존 확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위 기관에 신고해 구조 후 치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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