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자바가오리'… 인간 욕심이 낳은 첫 멸종

  • 남예진 기자
  • 2024.01.02 16:38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자바가오리(Urolophus javanicus)가 해양 어류 중 최초로 인간 활동 탓에 절멸을 맞이했다.

지난달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폐막하기에 앞서, 세계자연보전연맹(이하 IUCN)은 적색목록을 갱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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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가오리의 멸종위기 등급을 평가한 호주 찰스다윈대학교 연구진은 해당 종이 해양 어류 중 최초로 '인간 활동'으로 '절멸(EX, Extinct)'한 종이라고 밝혔다. 

자바가오리는 해양어류 중 최초로 인간 활동 탓에 멸종하고 말았다.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자바가오리는 해양어류 중 최초로 인간 활동 탓에 멸종하고 말았다.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자바가오리는 186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수산시장에서 발견된 이후 목격된 기록이 없다.

이에 학자들은 자바가오리의 개체수를 파악하고자 2001년부터 인도네시아 전역에 걸쳐 전수조사를 시행했지만, 추가 표본은 발견되지 않았다.

줄리아 콘스탄스 수석 평가원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자바해의 연안 어류 어획량은 1870년대까지 급속히 감소했다"며 "자바가오리 역시 남획 여파로 개체수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바가오리가 서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카르타만은 산업화로 인해 서식지가 황폐화됐다. 1900년대부터는 서식지 내 양식장이 증가해 생물이 서식하기 부적합한 환경이 조성됐다.

전문가들은 자바가오리의 정확한 번식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흰가오리과 동물들이 연골어류 중에서도 번식력이 낮다고 알려진 만큼 서식지 파괴 여파로 개체수 회복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평가원 측은 자바가오리가 해양 어류 중 최초로 인간 활동 때문에 멸종했다고 결론지었다.

찰스다윈대학교 환경생계연구소의 피터 케인 박사는 "자바가오리의 절멸은 전세계인들에게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생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생물 서식지 보호, 남획 제재 등을 취하는 동시에 어족자원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콘스탄스 평가원은 "한 종의 절멸은 돌이킬 수 없으며, 자바가오리의 멸종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현재 어류 120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다의 틸라신'이라 불리는 '모지언스케이트' 또한 남획의 여파로 절멸위기에 놓여 있다.

연구를 위해 포획한 모지언스케이트. (사진 해양남극연구소(IMAS) 영상 캡처)/뉴스펭귄
연구를 위해 포획한 모지언스케이트. (사진 해양남극연구소(IMAS) 영상 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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