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뱀' '35년째 철창살이' '지구상 3마리'
올해 뉴스펭귄 달군 단어

  • 박연정 기자
  • 2023.12.30 00:00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2023년 한 해 <뉴스펭귄>은 다양한 국내외 멸종위기종 소식을 전했다. 멸종위기종 탄생의 기쁜 순간부터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 또 이들을 지킬 방법에 대해 알려왔다.

<뉴스펭귄>은 연말을 맞이해 2023년 보도 중 독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고 의미가 깊은 '5대 멸종뉴스'를 선정해 소개한다. 각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기사를 바로 볼 수 있다.

 

1. 열대우림 서식 '그물무늬비단뱀' 경북 영주서 발견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2023년 한 해 가장 많은 <뉴스펭귄> 독자들의 관심을 끈 기사는 '열대우림 서식 그물무늬비단뱀 경북 영주서 발견'이 차지했다. 

24일 경북 영주에서 발견된 그물무늬비단뱀. (사진 영주소방서)/뉴스펭귄
24일 경북 영주에서 발견된 그물무늬비단뱀. (사진 영주소방서)/뉴스펭귄

기사에는 경북 영주에서 그물무늬비단뱀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역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열대우림 지역에 있던 뱀이 컨테이너에 실려 국내로 들어온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물무늬비단뱀. (사진 Michigan News Source)/뉴스펭귄
그물무늬비단뱀. (사진 Michigan News Source)/뉴스펭귄

그물무늬바단뱀은 몸길이가 최대 10m 이상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몸집이 크며 성인을 삼킬 수 있는 유일한 파충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인도네시아 한 여성이 비단뱀에 통째로 잡아 먹힌 일도 있었다.

 

2. 지구상 3마리 남은 양쯔강대왕자라, 유일한 암컷 죽었다

지구상 단 3마리만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양쯔강대왕자라의 절멸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4월 양쯔강대왕자라 암컷이 죽은 채 하노이 동모호수에 떠밀려 왔다. 사체는 지역 주민들에게 최초로 발견됐다. 

양쯔강대왕자라. (사진 Asian Turtle Program 페이스북)/뉴스펭귄
양쯔강대왕자라. (사진 Asian Turtle Program 페이스북)/뉴스펭귄

이로써 지구상에 남은 양쯔강대왕자라는 수컷 단 2마리다. 

양쯔강대왕자라. (사진 Asian Turtle Program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양쯔강대왕자라. (사진 Asian Turtle Program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양쯔강대왕자라는 서식지 파괴, 불법 밀렵 등으로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단계에 등재됐다.

 

3. 큰 먹이도 손 쉽게 꿀꺽… "대형뱀도 내 상대 안돼"

만약 전세계 뱀들을 한데 모아 '몸집 대비 가장 큰 음식 먹기' 대회를 연다면 우승의 영광을 누리게 될 종은 누구일까? 

간스알뱀(Dasypeltis gansi)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간스알뱀(Dasypeltis gansi)은 알을 주식으로 삼는다. (사진 Andrew Higley/UC Marketing + Brand)/뉴스펭귄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간스알뱀(Dasypeltis gansi)은 알을 주식으로 삼는다. (사진 Andrew Higley/UC Marketing + Brand)/뉴스펭귄

영국 런던동물학회가 지난 8월 발행한 동물학술지에 따르면 간스알뱀은 서부구렁이에 비해 3~4배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다. 간스알뱀이 알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이다. 

(a)는 서부구렁이, (b)는 간스알뱀의 구강 최대 직경을 측정한 것이다. 왼쪽 사진에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은 아래턱이 끝나는 지점을 표시한 것이다. 두 종을 비교했을 때, 간스알뱀의 턱이 더 큰 각도로 벌어질 뿐 아니라, 아래턱뼈 사이의 간격도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Scaling relationships of maximal gape and prey size of snakes for an egg-eating specialist (Dasypeltis gansi) and a dietary generalist (Pantherophis obsoletus) 논문)/뉴스펭귄
(a)는 서부구렁이, (b)는 간스알뱀의 구강 최대 직경을 측정한 것이다. 왼쪽 사진에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은 아래턱이 끝나는 지점을 표시한 것이다. 두 종을 비교했을 때, 간스알뱀의 턱이 더 큰 각도로 벌어질 뿐 아니라, 아래턱뼈 사이의 간격도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Scaling relationships of maximal gape and prey size of snakes for an egg-eating specialist (Dasypeltis gansi) and a dietary generalist (Pantherophis obsoletus) 논문)/뉴스펭귄

주저자 브루스 제인 교수는 "알은 구형에 가깝기 때문에 같은 둘레 대비 열량이 떨어진다"며 "간스알뱀은 더 큰 알을 섭취하기 위해 입을 더 크게 벌릴 수 있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4.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릴라' 35년째 끔찍 실화

35년째 철창에 갇혀있는 고릴라 '부아노이' 이야기도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진 부아노이는 한 살 때 독일에서 태국 한 쇼핑몰 동물원으로 옮겨져 30년 넘게 철창살이를 하고 있다.

 (사진 'PETA Asi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PETA Asi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부아노이는 태국의 유일한 고릴라로, 함께 살았던 수컷이 죽은 이후 10년 넘게 혼자 지내고 있다. 수년 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머리털을 뽑거나 콘크리트 우리 안에서 나뒹구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등이 수차례 부아노이를 구하기 위해 나섰으나 동물원 측과 그의 주인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부아노이를 구할 수 없는 이유는 주인이 야생동물보호법이 도입되기 전 부아노이를 구입해 사유 재산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사진 'PETA Asi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PETA Asi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다만 전세계 동물단체들은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로 불렸던 '카아반'의 사례를 떠올리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카아반은 한평생 열악한 동물원에 갇혀 살다 지난 2020년 캄보디아 야생보호구역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5. 멸종위기 숲무덤새 살리려 '알 훔친' 농부들

숲무덤새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몰래 알을 가져다가 부화시킨 농부들이 있다.

갓 태어난 숲무덤새. 농부들이 동참한 이 보존 프로젝트는 새가 태어나고 12시간 이내에 야생에 방사한다. (사진 Mal Carnegie)/뉴스펭귄
갓 태어난 숲무덤새. 농부들이 동참한 이 보존 프로젝트는 새가 태어나고 12시간 이내에 야생에 방사한다. (사진 Mal Carnegie)/뉴스펭귄

거대한 흙무덤 같은 둥지를 만드는 숲무덤새는 다른 조류와 달리 태어나자마자 혼자 살아가며, 부화한 직후부터 고양이 등 포식자에 노출돼 생존율이 낮은 편이다.

실제 갓 태어난 숲무덤새 80%는 부화 후 10일 이내 사망한다. 태어나고 1년 뒤에도 살아있을 확률은 최대 2%로 알려졌다.

멸종위기에 처한 숲무덤새. (사진 Mal Carnegie)/뉴스펭귄
멸종위기에 처한 숲무덤새. (사진 Mal Carnegie)/뉴스펭귄

그러나 농부들이 3년간 알을 주워 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1년 전 부화에 성공해 야생으로 방사됐던 새끼 숲무덤새 10마리 이상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부화 성공 비결은 농부들의 오랜 지혜 덕분이었다. 농부들은 지난 20년간의 정보를 바탕으로 갓 태어난 숲무덤새를 야생동물이 출몰하지 않는 곳에 방사했던 것이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