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질질, 고개 푹…' 좀비사슴 등장에 긴장한 국립공원

  • 남주원 기자
  • 2023.12.05 11:15
올해 10월 중순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죽은 노새사슴. 이 사슴의 사체는 만성소모성질병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사진 미국 국립공원관리청)/뉴스펭귄
올해 10월 중순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죽은 사슴. 만성소모성질병은 약 18~24개월의 긴 잠복기를 갖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사진 미국 국립공원관리청)/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좀비 사슴'으로 불리는 사슴 질병이 미국 한 국립공원에서 확인됐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최근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만성소모성질병(CWD, Chronic Wasting Disease)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만성소모성질병은 사슴류의 중추신경계를 손상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감염병이다. 광록병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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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 만성소모성질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공원 호수 근처에서 발견된 노새사슴 한 마리 사체에서 이 질병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만성소모성질병의 감염 징후로는 무기력증, 체중 감소, 배설물 증가, 과도한 침 흘림, 머리 숙임 등이 있다. 침을 질질 흘리고 머리를 못 가누며 야위어가는 모습이 좀비를 연상시켜 '좀비 사슴'으로 불린다.

이 질병에 걸린 사슴은 일반 사슴에 비해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 점차 스펀지처럼 뇌에 구멍이 뚫려 죽음에 이른다.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어 치명적이다.

옐로스톤국립공원에서는 첫 발견이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와이오밍주 전역으로 퍼져 현재 미국 대부분 주와 캐나다, 북유럽 국가, 한국까지 확산됐다. 

국내에서는 2001년 처음 발병한 뒤 2010년 19마리를 마지막으로 보고되지 않다가 2018년부터 다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경상남도 의령, 진주 등 농장에서 확인된 감염 사슴은 전부 살처분됐다.

만성소모성질병은 사람과 동물 양쪽에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현재 만성소모성질병이 인간이나 가축을 감염시킨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사슴고기 등 감염된 동물의 조직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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