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극한호우, 인간활동 탓…'최초 입증'

  • 이수연 기자
  • 2023.12.05 11:58
집중호우로 무너진 구조물.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집중호우로 무너진 구조물.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지난 60년간 한반도 포함 동아시아에서 극한호우가 늘어난 원인이 인간활동으로 인한 지구가열화 때문인 것으로 최초 밝혀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형준 교수와 인문사회연구소 문수연 박사는 동아시아의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 증가가 인간활동에 의한 지구가열화 때문임을 메타버스 기술로 처음 증명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엔 KAIST를 비롯한 한·미·일 8개 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대규모 공장과 에너지 발전, 농·축산업, 교통 등 인간활동 전반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매년 350억톤이 넘는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최근 몇십 년간 동이사아에서 발생한 여름철 극한호우 원인으로 태풍, 저기압 등 다양한 요인이 지목됐으나,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초래한 지구가열화가 호우 강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카이스트 국제연구팀은 지난 60년간 한반도와 일본 남서부, 중국 남동부 등 동아시아 일대 여름철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데이터를 측정했다. 그 결과, 60년간 동아시아 지역에서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가 17%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인간활동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 실제 지구와 가열화 효과를 제거한 가상의 지구를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대조 분석했다.

분석 결과, 온실가스 배출로 호우 강도가 약 6% 심해졌으며 인간활동이 초래한 온실가스 배출 없이 극한호우를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로 가열된 실제 지구에서 극한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지구보다 5배 높아진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왼쪽부터 과거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 변화, 지구가열화가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에 주는 영향. (사진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왼쪽부터 과거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 변화, 지구가열화가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에 주는 영향. (사진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연구팀은 또 1958년~1982년보다 1991년~2015년에 북서태평양 고기압 및 동아시아 저기압 강화로 기압 차이가 심해지고 수증기 유입량이 늘어난 추세를 확인했다. 산업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호우 강도가 더 세졌다는 의미다.

김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에서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가 반세기 동안 증가한 원인에 인류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겨져 있음을 증명한다"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이며, 다가올 기후위기에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정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달 24일 실렸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