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올해의 자연사진가 수상작 6선

  • 이후림 기자
  • 2023.11.26 00:0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올해로 8회를 맞은 네덜란드 '네이처토크스사진공모전(Nature Talks Photo Festival)'은 2023년 자연사진가 수상작을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공모전은 전세계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자연을 사랑하는 법과 보호하는 법을 배우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출품작은 △조류 △포유류 △식물과 곰팡이 △풍경 △해양 △자연예술 △인간과 자연 △흑백 △동물 초상화 △저지대 △청소년 △포트폴리오 등 총 12개 카테고리로 나눠 심사한다. 

전체 카테고리를 통틀어 대상 수상자는 상금 3000유로(약 430만원)를 받고 각 카테고리 최우수상 수상자는 500유로(약 70만원)를 받는다. 수상작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 6선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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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대상 (포유류 부문 최우수상)

그는 천국을 바라본다 (Jacquie Matechuk)

(사진 Jacquie Matechuk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Jacquie Matechuk - 2023 NPOTY)/뉴스펭귄

"8000km에 걸쳐 뻗어있는 안데스산맥은 에콰도르 국토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합니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으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안경곰'이라는 독특한 종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죠. 해발 8000피트에서 11일간 이 아름다운 곰을 관찰하기 위해 협곡을 오르락내리락 하이킹하고, 개울을 따라 트레킹하고, 폭우를 피해 몸을 피하고, 진흙 속을 기어오르기까지 했습니다. 

마침내 마주한 안경곰은 한낮 내리쬐는 태양을 피하기 위해 100년 된 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이 나무는 스패니시모스로 뒤덮여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안경곰은 억센 나뭇가지를 여유롭게 거닐며 그 위에 조심스레 앉았어요. 보슬비가 내리자 천천히 일어나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더군요. 평화로운 햇빛의 온기가 이 안경곰의 얼굴 위로 한동안 쏟아졌습니다."

 

조류 부문 최우수상

새벽의 속삭임: 일출의 우아한 후투티 실루엣 (Hermis Valiyandiyil)

(사진 Hermis Valiyandiyil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Hermis Valiyandiyil - 2023 NPOTY)/뉴스펭귄

"주말 대부분을 두바이 알 쿠드라 호수에서 새 사진을 찍으며 보냅니다. 가끔 후투티가 공중에서 또 땅에서 먹잇감을 사냥하는 모습을 목격하곤 했죠. 며칠간 이 새를 관찰하다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배경으로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같은 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해 이상적인 샷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 결과입니다."

 

인간과 자연 부문 최우수상

슬픈 판초 (XJ Toh)

(사진 XJ Toh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XJ Toh - 2023 NPOTY)/뉴스펭귄

"앵무조개는 바다에서 지나가는 해파리를 붙잡는 것으로 알려진 작은 바다생물입니다. 해파리 먹이를 몰래 빨아드리려는 의도죠. 수심 20m 아래 서식하는 이 앵무조개가 해파리인 줄 알고 붙든 건 해파리가 아니라 빈 플라스틱 포장지였습니다. 녀석은 자신이 먹을 수 없는 빈 봉지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그것을 놓치지 않고 소유하고 있었어요. 

마치 찢어진 판초를 입은 것처럼 보이는 이 앵무조개는 인간이 만든 생태적 재앙과 자연의 결과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한동안 이 생물을 관찰하면서 두렵고 슬프고 괴로웠어요. 생존을 위해 이 황량한 플라스틱 쓰레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가혹한 현실 때문에요."

 

동물 초상화 부문 최우수상

펜과 잉크병 (Jonathan Lhoir)

(사진 Jonathan Lhoir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Jonathan Lhoir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은 지난 겨울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주에 있는 습지대 '카마르그'에서 촬영했어요. 큰홍학은 이 진흙탕에 와서 먹잇감을 찾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사냥할 때 머리를 물 밖으로 이따금 들어 올리는데, 이 찰나를 잘 포착하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죠."

 

해양 부문 최우수상

종이노틸러스(집낙지) 라이더 (Renee Capozzola)

(사진 Renee Capozzola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Renee Capozzola - 2023 NPOTY)/뉴스펭귄

"필리핀 바탕가스 발라얀베이 약 10~15m 수심에서 야간 다이빙을 했어요. 다이빙이 끝날 무렵, 해파리 등에 올라탄 집낙지를 발견했습니다. 이 집낙지는 아주 얇은 알통을 가진 암컷이었어요. 집낙지는 밤이면 표면으로 올라와 먹이를 찾고, 부력을 유지하기 위해 알통에 공기를 가득 채우기도 합니다."

 

포트폴리오 부문 최우수상

재규어, 멸종위기에 처한 마야정글의 왕 (Fernando Constantine Martinez Belmar)

(사진 Fernando Constantine Martinez Belmar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Fernando Constantine Martinez Belmar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Fernando Constantine Martinez Belmar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Fernando Constantine Martinez Belmar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Fernando Constantine Martinez Belmar - 2023 NPOTY)/뉴스펭귄
(사진 Fernando Constantine Martinez Belmar - 2023 NPOTY)/뉴스펭귄

"재규어는 문화적 가치가 높고 생태학적 중요성이 큰 종입니다. 먹이사슬 최상위를 차지하는 데다 생존하려면 넓은 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산종이자 생태계 보존상태 지표종으로 간주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멕시코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불법 사냥, 서식지 파편화, 환경 파괴 등이 주요 원인이죠. 자연스레 인간과 부정적인 상호작용도 증가했습니다.

서식지와 먹잇감이 줄어들면서 재규어는 가축이라도 먹기 위해 민가 주변에 정착해야 합니다. 자연 서식지뿐 아니라 인간 정착지와 도심에서도 재규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이유죠. 인간과 재규어 사이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사진을 통해 재규어가 직면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을 갖고 행동에 나섰으면 합니다. 마야정글의 왕 '재규어'의 생존을 보장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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