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탄소예산 고갈까지 '6년' 남았다

  • 남예진 기자
  • 2023.11.03 17:53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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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기후위기를 억제하기 위한 '탄소예산'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등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탄소예산'이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대비 1.5℃를 넘기지 않도록 유지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한선을 추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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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제사회는 탄소예산을 기준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계획하고,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2020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잔여 탄소예산이 약 5000억톤으로 당시 배출량 수준으로는 2032년에 탄소예산이 바닥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연구진은 "지난 3년간 탄소예산 절반을 소모했기 때문에 산업화 대비 1.5℃ 상승할 확률을 50%로 유지하기 위해선 탄소예산이 2500억톤 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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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석연료 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지속적인 증가와, 대기오염 물질 감축에 의한 냉각효과 감소로 인해 탄소예산이 더욱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만약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2년 수준인 연간 400억톤을 유지한다면 탄소예산은 2029년에 고갈되고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대비 1.5℃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의 경고대로 2029년에 탄소예산이 모두 소진되면 전세계 산호초 대다수가 폐사하고, 빙하도 대부분 녹아내릴 것이다. 또 세계 각지에서 물 부족, 폭염, 기후재난 등에 의한 사망자 수도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구 평균 기온이 1.5℃ 상승할 확률을 50%로 유지하려면 2034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데, 이는 급진적인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보다 빠른 속도로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는 의미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그렇다면 현재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목표는 지구가열화를 억제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유엔(UN)에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산업화 대비 1.5℃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은 40%로, 1.5℃ 상한선을 넘길 확률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커진다.

연구 저자인 조에리 로겔지 교수는 "잔여 탄소예산은 너무나 적고, 지구가열화를 억제하기 위한 행동이 무척 시급한 것을 보여준다"며 "탄소예산이 전하는 메시지가 너무나 끔찍하다"고 말했다.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의 크리스 스미스 박사는 "정부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통제할 수 있었음에도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소예산이 나날이 줄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잔여 탄소예산이 기후위기를 해결하기까지 6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지구 기온이 상승 폭을 2℃가 아닌 1.6℃ 혹은 1.7℃로 막아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0.1℃라도 더 낮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 미만으로 유지할 확률이 90%에 달하려면,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며, 유엔의 목표대로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할 경우 2℃ 상승할 확률은 66%로 감소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리즈대학교의 기후과학자 피어스 포스터 교수는 "가능한 한 빨리 행동하는 것이 지구가열화 속도를 조금이라도 더 늦출 방법"이라며 "현 상황을 계속 걱정하기보다, 한시라도 빨리 행동해야만 한다"고 다국어 언론사인 유로뉴스를 통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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