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된 지구… '미지의 영역' 접어들어

  • 남예진 기자
  • 2023.10.26 07:00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가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가운데, 지구가 '미지의 영역'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 등 국제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담긴 보고서 <2023년 기후 현황보고서 : 미지의 영역에 돌입(The 2023 State of the Climate Report: Entering Uncharted Territory)>을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2019년 당시 과학자 1만5000명의 지지를 얻은 <기후비상사태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World Scientists’ Warning of a Climate Emergency)>의 최신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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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보고서에선 온실가스 배출량, 지구 평균 기온, 해수면 상승, 생물 개체수 등 기후위기를 추적하는데 활용되는 '지구 활력징후(Planetary Vital Signs)' 31개 중 18개가 최악의 상황에 다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구 활력징후 35개 중 20개가 극단에 달하며 지구를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는 지구 평균 기온과 해수온, 남극 해빙 범위 등이 이전 기록과 큰 격차를 벌리며 경신된 상황이다.

나사에서 기후 관측을 시작한 1880년부터 올해까지 7월의 평균 기온 편차를 비교한 그래프. 0은 평균을 나타낸 것이며, 평균보다 온도가 낮으면 음수로 온도가 높으면 양수값으로 표기했다. (사진 NASA’s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 NASA's Earth Observatory)/뉴스펭귄
나사에서 기후 관측을 시작한 1880년부터 올해까지 7월의 평균 기온 편차를 비교한 그래프. 올해 7월은 평균 기온보다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사진 NASA’s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 NASA's Earth Observatory)/뉴스펭귄

대표적으로 지난 7월은 일시적으로 산업화 대비 1.5℃ 높은 기온을 보였고,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달로 기록됐다. 전년도까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상승하는 날이 드물었지만, 올해는 9월 중순까지 1.5℃ 이상 상승한 날이 38일에 달했다.

또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탄소 10억 톤이 대기 중으로 방출됐는데, 이는 2020년 한국 전체가 배출한 탄소의 1.5배에 달하는 양이다.

이에 학자들은 2023년 동안 발생한 극심한 기상이변에 충격받았다며 미지의 영역이 무척 두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연구에 참여한 오리건주립대학교 크리스토퍼 울프 박사는 "인류가 지구에 되돌려주는 것보다 빼앗아 가는 것이 많아진다면 자연과 사회경제 시스템이 붕괴할 뿐 아니라 식량난과 물 부족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2100년까지 30억~60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은 결국 극심한 더위와 식량난, 높은 사망률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대학의 윌리엄 리플 교수는 "통계 수치에서도 기후와 관련된 변수들이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인류의 기후위기 대응 면에선 큰 진전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과학자들은 인류에게 다가올 실질적인 위협을 사전에 경고하고, 대응 정책을 권고하는 등 리더십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9년 기준 상위 10%에 속하는 부유국의 탄소배출량이 총배출량의 약 절반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적은 남반구, 개발도상국, 소외지역에 더 큰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겨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결책으로는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폐지, 산림보호 강화, 식물 기반 식단 전환, 신규 석탄 프로젝트 중단 및 석유·가스 단계적 폐지를 위한 국제 조약 채택 등을 제시했다. 여성과 아동의 교육 및 권리를 지원해 인구수 안정과 감소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구진은 "큰 문제에는 방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기후비상사태를 단순히 고립된 환경 문제로 보지 않고, 복합적이고 실존적인 위협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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