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혼으로 내몰리는 아이들...가장 심각한 나라는?

  • 박연정 기자
  • 2023.10.11 12:01
기후위기로 집 잃은 부룬디의 한 소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뉴스펭귄
기후위기로 집 잃은 부룬디의 한 소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기후위기가 조혼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11일 '세계 여아의 날'을 맞아 글로벌 보고서 '폭풍의 중심에 선 여아들(Girls at the Centre of the Storm)'을 10일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 분석에 따르면 매년 여아 900만명이 극단적인 기후위기로 조혼(혼인할 수 있는 일정 연령에 이르기 전 이루어지는 혼인) 위험에 놓이고 있으며, 조혼의 3분의 2가 기후위기가 심각한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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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국가는 방글라데시, 부르키나파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기니, 말라위, 말리, 모잠비크, 니제르, 남수단 등 10개국이다. 이들 국가에는 현재 사춘기 여아 약 2990만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선 산불, 농작물 재해, 가뭄, 홍수, 폭염 등 극단적 기후재난으로 장기간 휴교가 잦다. 가족의 수입원이 끊겨 가계가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들은 생계를 위해 아직 어린 나이인 여아를 빨리 결혼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 에티오피아의 경우 심각한 가뭄으로 2022년 조혼율이 1년 전에 비해 119% 급증했다.

기후위기와 조혼율의 상관관계를 색깔로 나타낸 이미지. 진한 자색에 가까울수록 기후위기에 따른 조혼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뉴스펭귄
기후위기와 조혼율의 상관관계를 색깔로 나타낸 이미지. 진한 자색에 가까울수록 기후위기에 따른 조혼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세이브더칠드런)/뉴스펭귄

세이브더칠드런은 방글라데시를 주목했다. 방글라데시는 남아시아 국가 중 조혼율 1위를 기록한 국가로, 전체 여성 8220만명 중 46%에 달하는 3800만명이 18세 이전에 결혼했다. 특히 방글라데시 조혼아동 10명 중 5명은 18세 이전에 아이를 출산했다.

방글라데시 조혼율은 농촌 지역과 저소득 가정에서 더욱 높게 나타났으며 조혼한 아동은 학교에 가지 못할 확률이 일반 여아와 비교해 4배 더 높았다.

어린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겪게 되면 임신 중독, 자궁내막염 등 합병증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 미성숙한 청소년이 출생한 신생아 역시 저체중, 영양실조, 조산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서녈 잉거 애싱 대표는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가 아동의 권리, 특히 여아 권리를 위협하는 정도를 잘 보여준다. 수년간 지속되는 가뭄으로 가난에 놓인 가족들은 굶주림 끝에 여아가 18세가 되기도 전에 결혼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불평등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가기후계획에 있어 여아의 필요와 관여에 대해 명시적이고 의미있는 내용을 담은 국가는 2% 미만이다.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 유엔, 기업 등은 현재 기후위기를 여아 권리의 비상사태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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