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두 손든 '악성 흰개미', 창원서 출몰

  • 남예진 기자
  • 2023.09.16 00:05
경남 창원시 진해구 주택 옥상서 발견된 외래종 흰개미. (사진 환경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주택 옥상서 발견된 외래종 흰개미. (사진 환경부)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서울시 강남구 한 가정집에서 외래종 흰개미 군집이 발견된 지 4개월 만에 경남 창원시에서도 또 다른 외래종 흰개미가 발견돼 화제다.

지난 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주택에서 외래 흰개미로 추정되는 생물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국립생태원 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에 접수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신고 지역 반경 100m 내서 조사를 시행했지만, 최초 신고된 1개체 외에는 추가 개체와 서식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13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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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개미탐지견.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흰개미탐지견.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추가로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문화재연구원과 함께 신고 지점 반경 500m 주변에서도 흰개미 탐지기기와 흰개미 탐지견으로 정밀 조사를 시행하고, 인공광원을 통해 야간 조사를 했지만 추가 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고된 생물을 현미경으로 정밀 동정한 결과, 북아메리카 서부 일대에 서식하는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의 인사이스테르미스 마이너(Incisitermes Minor)로 추정되고 있다.

강남서 출몰한 크립토테르메스 도메스티쿠스(Cryptotermes Domesticus)와 같은 과에 속하지만 해외서도 방제 성공 사례가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흰개미가 더 큰 피해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박현철 교수에 의하면 토착 흰개미는 토양 속에 서식할 뿐 아니라 수분있는 나무를 갉아먹지만, 마른나무흰개미과는 이름처럼 마른나무를 갉아 먹으며 수분에 취약하므로 실내 서식하는 경향이 크다.

다만 인사이스테르미스 마이너는 마른나무흰개미과 중에서도 물에 내성이 있어, 살아있는 나무도 갉아 먹을 뿐 아니라 실외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

박현철 교수는 "사진 속 흰개미는 눈이 발달해 있는데, 이는 눈이 퇴화하는 일개미나 병정개미가 아닌 생식형 개미라는 증거"라며 "이미 사진 속 개미는 짝짓기를 끝마치고 날개가 떨어져 나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식형 개미가 발견됐다는 것은 해당 종이 유입된 지 4~5년가량 지났을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철 교수는 "인사이스테르미스 마이너 실외서도 서식할 수 있는 데다, 월동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좀 더 경각심을 갖고 구체적인 조사 계획과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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