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품 같아"…떠돌이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에게 내려진 특약처방

  • 남예진 기자
  • 2023.08.07 13:58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가족 없이 홀로 도로변을 떠돌던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가 구조돼 건강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생후 1개월로 추정되는 태평양바다코끼리가 미국 알래스카주 노스 슬로프의 한 도로변에서 홀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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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바다코끼리는 베링해와 추크치해에 서식하는 종이다. 붉은 점선으로 표시된 지역이 알래스카주의 노스 슬로프다.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는 노스슬로프 북쪽의 보퍼트해에서 6.4㎞ 떨어져 있는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사진 구글 지도 갈무리)/뉴스펭귄
태평양바다코끼리는 베링해와 추크치해에 서식하는 종이다. 붉은 점선으로 표시된 지역이 알래스카주의 노스 슬로프다.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는 노스슬로프 북쪽의 보퍼트해에서 6.4㎞ 떨어져 있는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사진 구글 지도 갈무리)/뉴스펭귄

해양 생물 연구와 보호를 진행하는 '알래스카 씨라이프 센터(Alaska SeaLife Center, ASLC)'는 "태평양바다코끼리는 베링해와 추크치해에 서식하기 때문에 노스 슬로프에 발견된 것은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발견 당시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 주변에는 성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생후 2년까지 어미의 보살핌을 받는 태평양바다코끼리의 특성상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ASLC는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가 홀로 야생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판단하고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구조 직후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의 건강 상태를 검진한 결과 "탈수증과 영양실조 상태를 보일 뿐만 아니라 눈병 등의 감염 증세도 관찰된다"고 말했다.

이에 수의사들은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가 안정을 취하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마치 어미처럼 24시간 밀착한 채 3시간 마다 먹이를 지급하고 있다. 

센터 측은 "향후 몇 주간은 밀착 상태를 유지할 것이며, 회복 경과와 건강 상태에 따라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첫날을 잘 넘겨서 다행"이라며 "센터에서 새끼 태평양바다코끼리를 수용하는 경우는 무척 드문 일이지만, 그때마다 태평양바다코끼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코끼리. (사진 IUCN)/뉴스펭귄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코끼리. (사진 IUCN)/뉴스펭귄

한편 바다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취약(Vulnerable, VU)'으로 등재된 멸종위기종이다.

아종인 태평양바다코끼리와 대서양바다코끼리 모두 기후위기로 인해 해빙이 줄어들면서 휴식처와 번식지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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