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에 달 발라먹게?...미국, 달 자원이용 권리 주장

  • 임병선 기자
  • 2020.04.08 13:44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의 한 장면, 노란 게 잘린 달이다 (사진 Wallace and Gromit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뉴스펭귄

미국 정부가 달 자원을 사용할 권리를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드만 애니메이션(Aardman Animations)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A grand day out)’에는 주인공 월레스와 그로밋이 우주선을 타고 달로 가 달 지면을 치즈처럼 숭덩숭덩 썰어 먹는 장면이 나온다. 트럼프도 달 맛이 궁금했던 걸까.

월레스와 그로밋 : 화려한 외출의 한 장면 (사진 Wallace and Gromit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행정명령을 공개했다. 이 문서는 영리 목적 단체가 달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일이 정당한 권리에 의해 행사된다는 점을 미국 정부 차원에서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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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아직 인류의 영리적 개발이 닿지 않은 곳이다. 각국 영토로 나눠 가지는 지구와 달리 달을 비롯한 우주 공간은 명확한 소유권이 없다. 이에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전인류 전체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우주 탐사에 나서자는 합의를 맺었다.

외기권(지구 대기권 바깥 공간)에 진출한 국가는 전 인류의 이익에 봉사한다는 내용이 골자인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 있어서의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이하 우주조약)’은 1967년 체결됐다. 이 조약에 의해 미국, 러시아, 중국, 한국 등을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인 109개국은 대기권 바깥에서 국가와 상관없이 공동체가 된다.

우주조약에는 우주를 이용하는 데 있어 모든 국가가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고, 국가에 상관없이 서로 도와야 한다는 점은 명시돼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우주 자원의 영리적 사용을 금지한 정확한 명시는 없다. 1979년 체결된 달조약은 달이 누구의 소유도 아닌 점을 명확히 했지만 호주, 벨기에, 프랑스, 인도 등 18개국만이 참여 중이며 미국은 가입하지 않았다.

행정명령 문서는 “달 자원을 복원하거나 사용하는 권리 주체가 불명확해, 여러 영리 기업이 달을 탐사하는 것을 제한했다”면서 “미국은 1979년 체결된 달조약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은 우주 공간을 상업적 탐사, 복구, 자원을 사용할 정당한 권리를 가진다”며 “미합중국은 우주를 국제공유물(Global Commons)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정명령은 이어 “우주자원을 복원하고, 사용하는 일에 대한 국제적 노력을 증진하겠다. 미 항공우주국(NASA)를 비롯해 미국 상무부장관(미국 경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장관) 등 협조를 바탕으로 우주자원 복원과 사용 권장에 대한 조처를 곧 취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 ‘보잉(Boeing)’,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 등이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을 허가하는 등 미국은 우주의 영리 목적 개발 가능성을 용인해 왔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유인왕복우주선을 목표로 개발 중인 우주선 스타쉽 (사진 SpaceX 홈페이지)/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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