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그린슈머 위한 배달플랫폼 만들어가요”

  • 김지현 기자
  • 2023.06.12 17:03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그린경영팀이 회의하는 모습. (사진 우아한형제들 제공)/뉴스펭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그린경영팀이 회의하는 모습. (사진 우아한형제들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김지현 기자] 그린슈머(친환경 소비자)를 위한 배달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그린경영팀이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4월 국내 음식 배달 플랫폼 최초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놀라운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2019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이 기능으로 줄인 일회용 수저 포크는 최소 43억7000만 개(1만6266톤)에 달한다. 2021년 6월에는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가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기본 설정으로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최근 배달의민족은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일회용품 사용억제 사업의 방법론)을 개발해 온실가스 감축사업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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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 선택지를 바꿔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것은 새로운 접근방식이다.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사업은 제조공정 개선, 산림조성 사업,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방법론은 또 어떤 새로운 나비효과를 불러올까? <뉴스펭귄>은 방법론 개발을 주도한 그린경영팀 김정은 팀장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다음은 김정은 팀장과의 일문일답.

우아한형제들 그린경영팀 김정은 팀장. (사진 우아한형제들 제공)/뉴스펭귄
우아한형제들 그린경영팀 김정은 팀장. (사진 우아한형제들 제공)/뉴스펭귄

 

Q.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는 어떻게 시작됐나?

A. "2019년 4월 지구의 날 업계 최초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을 만들었다. 이 기능을 만들기 전에도 개인적으로 “일회용품 빼주세요”, “수저는 필요 없어요” 같은 요청을 하는 그린슈머가 있었다. 우리는 기능 개발을 해서 소비자가 좀 더 쉽게 일회용품을 빼 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선택 버튼을 만든 거다.

2021년 6월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배달앱 3사가 함께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기본값으로 변경했다. 전에는 일회용 수저 포크를 안 받을 분이 선택을 해야 하는 구조였는데, 이제는 받을 분이 따로 요청해야 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그 결과 일회용 수저 포크를 받지 않는 주문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를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전(2019년 4월~2021년 5월) 평균 15%에서, 기본값으로 설정한 후(2021년 6월~2022년 6월)에는 평균 60%로 크게 증가했다."

 

Q. 처음 이 기능을 도입했을 때 소비자와 업주의 반응은 어땠나?

A. "처음 도입 당시 소비자와 업주가 이 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웠다. 실제로 도입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시행 초기에 기능이 변경된 줄 몰랐던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하려면 친환경 배달문화를 만들고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러 캠페인과 이벤트를 하며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소비자는 앱에서 일회용 수저 포크 덜 받은 횟수를 볼 수 있도록 했고, 관련 쿠폰을 제공했다. 또 업주는 영수증으로 일회용 수저 포크 요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때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한 과정이 이후 다른 친환경 서비스(기본반찬 안 받기, 개인컵 사용하기,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하기)를 확대해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공식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우아한형제들 공식홈페이지)/뉴스펭귄

Q. ‘일회용품 사용억제 사업의 방법론’은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A. "'일회용품 수저 포크 안 받기' 기능의 성과를 측정해야 앞으로 더 체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구체적인 일회용품 사용억제 사업 방법론을 만들면, 비슷한 업종에서 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 활동이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방법론은 일회용품 사용 억제 사업 목적부터 모니터링 절차,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 방법까지 사업 전반을 상세하게 규정한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다.

외부 전문기관의 인증을 받아 공신력을 확보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였다. 여러 외부 검증을 거쳐야 다른 기업들도 이 방법론을 믿고 활용할 수 있지 않겠나. 특히 실제 일회용 수저 포크 무게와 개수를 파악하는 데 가장 많은 품이 들어갔다. 수저 포크 표본을 모아서 일일이 구성을 확인하고 무게를 쟀다. 또 수저 포크 개수도 굉장히 보수적으로 계산했다.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일회용 수저 포크를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까지 고려해서 계산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감축사업 방법론 인증기관인 ‘SK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방법론을 인증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주로 온실가스 배출 규제 대상인 기업들만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처럼 규제 대상이 아닌 기업도 여러 이해관계자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이 방법론을 활용해서 음식 배달 플랫폼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 기업이 이용자와 함께 일회용품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나갔으면 좋겠다."

 

Q. 그린경영팀의 프로젝트 중 또 강조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

A. "지난 2022년 8월부터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 배달용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서울시 5개구(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서대문구)와 경기도 6개시(김포시, 화성시, 안산시, 용인시, 안성시, 시흥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6월 중에 서울시 5개구(동작구, 마포구, 성동구, 송파구, 용산구)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전기이륜차로 음식을 배달해서 운송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전기이륜차 배달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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