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바다, 올여름 '이상고수온' 발생 가능성 높아

  • 박연정 기자
  • 2023.05.31 14:17
NOAA에서 제공하는 전 세계 이상고수온 발생 확률 전망(2023년 7월) 분포. (사진 국립수산과학원)/뉴스펭귄
NOAA에서 제공하는 전 세계 이상고수온 발생 확률(2023년 7월). (사진 국립수산과학원)/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올해 우리나라 해역에 이상고수온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올해 7~8 국내 해역 수온이 평년(1991~2020 기상 평균) 대비 0.5~1.0℃ 정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한국 APEC 기후센터,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전 세계 기상·기후 전문기관의 해양기후 예측 자료와 한국 기상청의 계절 기상 전망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동해 수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상고수온 발생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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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수온(Marine Heatwaves)은 과거 수온 관측기록 중 상위 90% 이상에 해당하는 수온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해역은 올해 지속적으로 평년 대비 1~3℃ 내외의 높은 수온을 보이고 있다.

인공위성 관측을 통한 5.15~5.21 평균 우리나라 표층수온 (사진 국립수산과학원)/뉴스펭귄
인공위성 관측을 통한 5.15~5.21 평균 우리나라 표층수온 (사진 국립수산과학원)/뉴스펭귄

수과원은 수온 상승 원인으로 대마난류와 라니냐로 인한 대기 순환 변화, 두 가지를 지목했다.

첫 번째로, 대마난류가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대마난류는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로 유입되는 해류로,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열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마난류의 수온이 올라간 채로 수송되면 우리나라의 해역 수온이 전체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라니냐 종료에 따른 대기 순환 변화다. 라니냐 현상으로 열대 서태평양 해수 온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발생한 상승기류가 우리나라 쪽으로 하강하며 지속적인 기온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 여름철 고수온 현상은 장마전선 소멸 이후 시작되는 폭염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확장, 태풍의 통과 여부 등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

장마전선의 뚜렷한 발달과 소멸이 나타나지 않는 등 이상 기상현상으로 고수온 발생 시기는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다.

해양수산부는 공식 SNS를 통해 “수온이 높아지면 해양환경과 어종의 종류, 서식지와 이동경로 등 다양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산물 섭취 비중이 전체 음식 소비량의 40%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온 상승에 따른 식량 생산성의 감소가 식량안보 위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6~8월 전 세계 평균 표층수온 전망(평년대비 편차). 동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해역의 여름철 이상고수온 발생 확률이 60~70% 수준으로 높게 측정되고 있다. (사진 NOAA)/뉴스펭귄
이번 6~8월 전 세계 평균 표층수온 전망(평년대비 편차). 동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해역의 여름철 이상고수온 발생 확률이 60~70% 수준으로 높게 측정되고 있다. (사진 NOAA)/뉴스펭귄

우리나라 해역은 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가 발표한 보고서에 이상고수온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해역으로 기록돼, 해양수산부와 수과원에서 이상고수온에 따른 피해 저감과 사전 대응을 위해 2017년부터 이상수온 특보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수과원은 이상고수온 대응을 위해 전국 연안 실시간 수온 관측소를 160개소에서 180개소로 확대했고, 안정적인 수온 정보 제공을 위해 수온관측소에 대한 일제 점검 실시를 6월 계획 중이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여름 우리나라 해역 수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고수온 발생 시기도 점점 앞당겨지는 양상을 보여 사전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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