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판매된 큰코돌고래 고기, 수은 기준치 97.5배 초과

  • 남예진 기자
  • 2023.04.19 16:54
큰코돌고래 (사진 flickr National Marine Sanctuaries)/뉴스펭귄
큰코돌고래 (사진 flickr National Marine Sanctuaries)/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호주 환경단체가 일본 포털 사이트의 돌고래 고기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호주 고래보호단체 '액션 포 돌핀스(Action for Dolphins)'는 일본서 판매되는 '큰코돌고래 고기'에서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검출됐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액션 포 돌핀스는 일본의 대표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큰코돌고래 고기 두 팩을 구입해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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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수은 함량 0.4ppm, 메틸수은 함량 0.3ppm 이상이 포함된 해산물은 인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으므로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야후 재팬에서 판매 중인 큰코돌고래 고기의 수은 함량은 39ppm, 메틸수은 함량은 1.58ppm으로 일본 정부서 규제한 것보다 최대 97.5배나 많은 수은이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수은이 다량 함유된 큰코돌고래 고기를 자주 섭취할 경우 소화 장애와 호흡기 질환을 앓을 수 있으며, 임산부의 경우 태아가 선천적 장애나 뇌성마비를 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큰코돌고래를 포함한 고래 고기에는 카드뮴, PCB 등 다양한 중금속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간 손상, 암 유발, 기억력 저하, 척추와 관절 손상 등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판매업체 측에서는 중금속의 위험성을 따로 안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들이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큰코돌고래 고기를 섭취할 수 있다.

이에 액션 포 돌핀스는 큰코돌고래 고기가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판매 업체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액션 포 돌핀스의 한나 테이트(Hanna Tait) 대표는 "큰코돌고래 고기 판매는 일본 식품 위생법을 위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그저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검찰 기소를 계기로 야후 재팬뿐 아니라 슈퍼마켓, 식당, 온라인 업체를 통한 큰코돌고래 및 고래 고기 판매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후 재팬에서 큰코돌고래의 일본 명칭을 검색했다. 그 결과 큰코돌고래 고기로 추정되는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사진 야후 재팬 쇼핑몰 갈무리)/뉴스펭귄
야후 재팬에서 큰코돌고래의 일본 명칭을 검색했다. 그 결과 큰코돌고래 고기로 추정되는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사진 야후 재팬 쇼핑몰 갈무리)/뉴스펭귄

한편 야후 재팬 측은 영국 언론 가디언을 통해 "온라인 스토어에서 고래(Whale) 고기는 판매 중이지만, 돌고래(Dolphin) 고기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일본 네티즌들도 "고래 고기를 판매하는 업장은 자주 목격하지만, 돌고래 고기를 판매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큰코돌고래를 영어권에서 거두고래(Pilot Whale) 혹은 돌고래(Dolphin)로 표기하는데 액션 포 돌핀스 측이 '돌고래'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벌어진 오해다.

테이트 대표는 "큰코돌고래가 생물학적 분류상 돌고래에 속하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021년 9월에 촬영된 일본 타이지 마을 돌고래학살 현장 (사진 일본 동물권 단체 LIA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2021년 9월에 촬영된 일본 타이지 마을 돌고래학살 현장 (사진 일본 동물권 단체 LIA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한편 액션 포 돌핀스은 이번 기소가 일본 타이지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큰코돌고래 학살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지 마을은 매년 9월부터 2월까지 돌고래 사냥을 이어가고 있으며, 사냥된 돌고래들은 고기로 팔려나가거나 수족관에 갇혀 여생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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