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 해방촌 108계단 유리벽에 생긴 변화

  • 이수연 기자
  • 2023.04.18 17:55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새가 부딪힌 흔적이 선명하던 해방촌 108계단 승강기 투명 유리벽에 조류충돌방지 스티커가 붙었다.

지난 5일 <뉴스펭귄>이 해방촌 108계단 승강기 유리벽에 새들이 충돌하는 문제를 보도하고 며칠 뒤 사단법인 조류충돌방지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협회는 해방촌 108계단에 직접 조류충돌방지 스티커를 붙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2주간 용산구청과 협의를 거쳐 18일 오후 조류충돌방지 스티커 부착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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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원들은 능숙하게 승강기 유리벽을 닦고, 미리 표시한 간격에 맞춰 스티커를 세로로 한 줄씩 붙이기 시작했다.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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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간격이 좁을수록 작은 새들의 충돌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5x5cm 규격을 적용했다. 미국 ABC, 캐나다 FLAP 등 조류보호단체도 5X10cm보다 5X5cm 규격을 적용할 것을 권장한다.

투명했던 유리벽은 작업을 시작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점 패턴 유리벽으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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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간격이 일정해 유리벽이 오히려 깔끔해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한 협회원은 "우리가 스티커 붙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심미성"이라며 "조류충돌 문제를 모르는 사람들이 흉물처럼 느끼지 않도록 신경 써서 붙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 동행한 용산구청 관계자는 "기사가 나가고 해방촌 108계단 관련 민원이 여러 번 들어왔다. 구청 입장에선 제안이나 민원이 들어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새가 부딪혀 죽는 일도 막고 시설물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앞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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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진 조류충돌방지협회 이사는 "108계단에 와보니 전체 시야에 비해 유리벽은 매우 작다"면서 "새가 충돌하기엔 좁아 보이는 면적에서도 조류충돌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이 위에서 아래로 부딪힌 자국인데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충돌한 흔적도 있다. 자칫하면 새가 승강기 사이로 떨어져 안전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모든 생명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새 하나의 죽음은 인간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친다. 시민들이 유리벽에 충돌해 죽는 생명에 조금 더 관심 가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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