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해수면 수온 21.1℃… 관측 이래 사상 최고치

  • 남예진 기자
  • 2023.04.11 10:41
연도별로 극지를 제외한 해수면 수온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가장 굵은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올해의 수온변화다.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8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사진 Climate Reanalyzer)/뉴스펭귄
연도별로 극지를 제외한 해수면 수온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가장 굵은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올해의 수온변화다.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8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사진 Climate Reanalyzer)/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극지를 제외한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가디언과 BBC 등 외신은 이러한 내용을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메인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초 해수면 평균온도가 21.1℃로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이는 이전 최고 기록인 21℃를 7년 만에 넘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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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의 기후학자 매튜 잉글랜드(Matthew England) 교수는 "현재 그래프 자취가 단순히 과거 기록을 경신하는 게 아니라, 도표 범위를 넘어서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은 '라니냐'가 태평양 중·동부의 수온을 0.5℃가량 낮춰 지구가열화를 억제해 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올해 말부터 태평양 중·동부 수온이 평년보다 상승하는 '엘니뇨'가 발생하면서 기후재난의 규모를 키우고 해수면 온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엘니뇨가 발생한 2014~2016년에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았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수록 화석연료나 삼림파괴로 방출되는 온실가스가 해양에 흡수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빙하가 녹기 쉬워진다.

그로 인해 구름에 공급되는 수증기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태풍 등의 기후재난의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된다.

NOAA의 선임연구원 마이클 맥파든(Mike McPhaden) 박사는 "대기 중 온실가스가 증가하는 가운데, 3년간 지속돼 왔던 라니냐가 끝나므로 기후위기 여파를 더욱 뚜렷하게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기상학자 케빈 트렌버스(Kevin Trenberth) 박사는 "해수면 상승에 의해 태평양의 열기가 대기 중 100m 부근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권에 더 많은 열이 전달되는 만큼 넓은 지역에 걸쳐 '해양열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4월 8일의 수온을 1971~2000년의 평균 수온과 비교한 사진. 평년보다 수온이 높을수록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수온이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사진 Climate Reanalyzer)/뉴스펭귄
2023년 4월 8일의 수온을 1971~2000년의 평균 수온과 비교한 사진. 평년보다 수온이 높을수록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수온이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사진 Climate Reanalyzer)/뉴스펭귄

호주 기후변화연구센터(CCRC) 연구원 알렉스 센 굽타(Alex Sen Gupta) 부교수는 "1980년대 이후 해수면 온도는 거의 선형으로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년에는 이 정도 수온을 기록하는 지역이 10% 정도에 불과했다"라며 "하지만 오늘날에는 인도양 남부, 대서양 남부, 아프리카 북서부 앞바다, 뉴질랜드 주변, 호주 북동부 앞바다, 중앙아메리카 서부 등 다양한 지역에서 해양열파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극단적인 해양열파가 발생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해양열파는 각 지역의 기후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도 있지만, 수온 상승 여파로 빈도와 강도가 증가한다고 증명됐다. 즉 인간이 야기한 지구가열화 때문에 해양열파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과학자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이 빙하용융과 기후재난을 부추길 뿐 아니라, 해양 생물들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 모나시대학교 기후학자 디트마르 도멘게트(Dietmar Dommenget) 교수는 "인간이 유발한 지구가열화의 신호가 바다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우리는 급격히 뜨거워지는 기후 영향 아래 놓인 채 매번 새로운 기록이 경신되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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