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펭의 지구인’터뷰⑬] "콘돔과 환경, 무슨 상관이냐고요?"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

  • 남주원 기자
  • 2023.04.11 14:14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콘돔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의 조합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사실 콘돔은 우리 생활에서 피임도구로서 필수적인 소비재잖아요. 대부분 콘돔의 소재가 천연 라텍스입니다. 천연 라텍스가 식물성 소재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분리배출이 불가능한 제품이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이 업계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천연 라텍스를 대체할 수 없다면, 그것이 만들어지는 원재료 단계에서 환경적인 영향을 줄이자는 것이 저희 브랜드의 책임이라고 생각했어요."

성(Sex)과 환경. 어쩐지 낯선 조합이다. 때때로 성은 여전히 음지의 영역으로 여겨지고, 콘돔은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물건이다. 하루 새만 해도 무수히 많은 콘돔이 버려지지만 이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은 별로 없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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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월경, 임신, 출산은 인간의 삶에 지대한 부분을 차지함에도 많은 부분이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돼 왔다. 예컨대 한번 쓰고 제 쓸모를 다해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일회용 생리대와 콘돔이 그렇다.

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성생활 너머 지속가능성까지 생각하는 기업이 있다.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체레미 마카'다. 브랜드 전체가 비건·크루얼티프리 인증을 받았으며 아그로포레스트리(혼농임업) 고무로 콘돔을 만든다. 전 제품 FSC인증 포장재를 사용하고 대다수 제품이 비닐 코팅 없는 박스포장을 한다.

체레미 마카 콘돔과 핑거돔 제품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체레미 마카 콘돔과 핑거돔 제품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체레미 마카, 이름에서부터 왠지 해외 느낌이 물씬 나지만 엄연한 한국 브랜드다. '그대로 모두'라는 뜻을 가진 영동과 강원도 지역 방언이다. 모든 사람들이 본연 그대로의 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안전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2015년 ㈜인스팅터스가 론칭한 '이브 콘돔'이 지난해 7월 새롭게 리브랜딩한 것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체레미 마카'로 본격 탈바꿈했다. 

비건 인증이야 이제 익숙하다 해도 '아그로포레스트리'를 비롯한 나머지 개념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그래서 만나봤다. 성 건강과 지구 건강을 위해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 기업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싶었다.

서울숲 헤이그라운드 공용 오피스에서 만난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26)는 제품 담당과 신사업을 기획하고, 비건·RRI(되살림 고무 이니셔티브)·의료기기 인증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채식은 10년째 실천 중이다.

다음은 이혜수 매니저와 나눈 일문일답.

 

Q. 체레미 마카의 환경보호 활동 중 특히 알리고 싶은 부분은.
A. "가장 큰 활동은 소비재인 콘돔에서 지속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했다는 점이다. 이브 콘돔 당시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이 콘돔 필수 원료인 천연 라텍스 생산 과정에서 대부분 고무나무가 단일경작으로 재배돼 열대산림의 다양성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브랜드를 리뉴얼하며 제품의 한계에서 환경보호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 크게 신경 썼다. 비용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경작 방안을 찾기 위해 전 직원이 여러 방면으로 조사하고 직접 해외 현지를 탐방했다. 

그 결과, 혼농임업 재배 방식으로 라텍스를 생산하고 RRI 인증까지 국내 최초로 획득하며 '아그로포레스트리' 콘돔 라인을 개발해 선보일 수 있었다. 이는 체레미 마카가 할 수 있는 환경보호의 첫 시작이다. 

지속가능한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 혹은 제품이 환경보호에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할 예정이다."

▶'아그로포레스트리'가 뭔데요?  'RRI'는 또 뭐고…?

아그로포레스트리(혼농임업)는 하나의 농작물만 재배하는 단일경작과 달리, 다양한 농작물을 함께 재배하는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을 말한다. 아그로포레스트리 고무나무는 다른 나무, 식물, 과일 혹은 채소와 함께 생태 숲 본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재배된다. 또 아그로포레스트리 고무를 기르는 농부에게 정당한 임금과 노동환경을 보장힌다.

RRI 인증은 100% 아그로포레스트리 방식으로 재배된 라텍스로 만든 콘돔 판매사에 부여된다. 'Regenerative Rubber Initiative(되살림 고무 이니셔티브)'의 약자다. 체레미 마카는 아그로포레스트리® 라인 전체(아그로포레스트리 이브콘돔 울트라씬, 아그로포레스트리 이브콘돔 도티드, 아그로포레스트리 핑거돔)에 대해 RRI 인증을 받았다.

아그로포레스트리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 중 기후변화 대응, 빈곤층 감소, 사회안전망 강화, 식량안보 및 지속가능한 농업 강화, 육상생태계 보전 실현에 기여한다.

 고무나무 혼농임업 (사진 체레미 마카 제공)/뉴스펭귄
 고무나무 혼농임업 (사진 체레미 마카 제공)/뉴스펭귄
고무나무 혼농임업 (사진 체레미 마카 제공)/뉴스펭귄
고무나무 혼농임업 (사진 체레미 마카 제공)/뉴스펭귄

"아그로포레스트리 콘돔 제조사에 대표님이 출장을 다녀오시며 찍은 울창한 숲 사진이에요. 지속가능성과 콘돔이 쉽게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저희 제품의 원료가 채취되는 혼농임업 숲을 보니 '우리가 어렵지만 옳은 길을 걷고 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Q. 콘돔을 라텍스 말고 다른 소재로 만들 수도 있나.
A. "폴리우레탄이나 폴리이소프렌 같은 원료가 있는데, 폴리우레탄은 비닐 성분이다. 폴리이소프렌은 비닐은 아니지만 라텍스가 함유된 합성 소재다. 천연 라텍스가 가장 대중적이고 콘돔의 70% 이상은 모두 라텍스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Q. 체레미 마카에서 어떤 일을 하나.
A. "대표적인 업무는 제품 기획 및 개발이다. '이런 제품이 소비자에게 필요할 것 같은데?'라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부터 시작해 실제 제품이 눈앞에 놓이기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팀이다. 제품 콘셉트 기획, 패키지 디자인 기획, 원재료 및 패키지 스펙 개발 등 한 마디로 무형에서 유형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2021년 12월에 입사했다. 대학생 때 비건 행사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이브에 콘돔 후원을 받았던 접점이 있다. 더 알게 될수록 브랜드 미션에 공감돼 '찐팬' 소비자가 됐고, 브랜드 활동에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채용 소식도 자연스레 접하게 됐다."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Q. 자사 제품은 모두 사용해 봤나. '영혼을 갈아 만들었다' 싶은 인생개발템은.
A. "제품 개발팀이기에 당연히 모두 사용해 봤다. 특히 이브컵은 몇 년째 꾸준히 애용하고 있다. 영혼을 갈아 넣어서 만든 인생템은 외음부 세정제라고 말할 수 있다. 흔히 여성 청결제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더 건강하고 안전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정말 많이 신경 썼다.

최근에는 외음부 세정제를 세안 클렌징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약산성이고 순해서 당김이 없고 사용감이 좋다. 유기농 원료 함량이 굉장히 높고 무엇보다 원가가 높다.(웃음)" 

Q. 일상에서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있나.
A. "동물권 증진과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학생 때부터 10년째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스트패션 산업의 환경오염 문제가 와닿아 새 옷을 구입하고 있지 않다. 3년 사이에 새 옷을 딱 2벌 구입했다. 입지 않는 옷은 중고거래를 하거나 필요한 곳에 기부하며 최대한 쓰레기로 매립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Q. 제품 개발자로서 고민이 있다면.
A. "기후위기 해결에 보다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약이 크다는 점이 고민이다. 우리 브랜드는 필수적인 소비재를 판매하고 있지만,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나 쓰레기 발생이 불가피하다. 이를 줄이는 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 생산 시 에너지 효율을 높이거나 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해외 제조사의 경우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자체적인 제조사에서 생산하는 제품 수를 늘리고 재생 에너지를 도입해 전체적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체레미 마카는 이브 콘돔 때부터 이어진 단골고객이 많다. 이혜수 매니저는 "지난해 12월 고객 팬미팅 당시, 브랜드 설립 때부터 꾸준히 사랑해준 ‘찐팬' 고객이나 10대부터 시작해 성인이 돼서도 사용 중인 다양한 고객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체레미 마카는 이브 콘돔 때부터 이어진 단골고객이 많다. 이혜수 매니저는 "지난해 12월 고객 팬미팅 당시, 브랜드 설립 때부터 꾸준히 사랑해준 ‘찐팬' 고객이나 10대부터 시작해 성인이 돼서도 사용 중인 다양한 고객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Q. 이브 콘돔 때부터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 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체레미 마카로 리브랜딩한 이유는.
A. "㈜인스팅터스는 이브 콘돔 설립 초기부터 자연, 건강, 평등이라는 가치에 기반해, 국내 콘돔 제조업체 중 최초로 미국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의 '크루얼티프리앤드 비건(Cruelty-free and Vegan)' 인증을 획득했다. 

환경부터 노사관계까지 폭넓은 사회적 책임 수행 정도를 평가해 부여하는 '비콥 인증(B Corporation Certification)'까지 받는 등 다양한 지속가능 가치 실현 활동을 전개해왔다.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사회 의제다. 체레미 마카가 브랜드 기업으로서 이에 대한 목소리를 더 많이 내야겠다고 결심한 부분이 리브랜딩의 첫 번째 이유다.

▶ 페타 '크루얼티프리 앤드 비건'이 뭔가요?

페타는 비폭력주의와 평화주의를 내세우는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다. 페타 인증은 브랜드 차원에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을 때 획득할 수 있다. 

체레미 마카는 페타 인증 비건 브랜드다. 대한민국 의료법상 동물실험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제품의 경우, 콘돔 제조사에서 이미 수행한 동물실험 자료를 활용함으로써 추가적인 동물실험을 막았다.

▶ '한국비건인증원 비건인증'은요?

한국비건인증원 비건인증은 동물성 원료, 동물실험을 제외할 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공정 모든 과정에서 교차오염이 없어야 획득할 수 있다. 

체레미 마카 외음부 세정제, 인티밋 젤, 마사지 캔들 포레스트 문, 인티밋 티슈 그리고 인티밋 젤 백도어 등 다양한 제품이 한국비건인증원 비건인증을 취득했다.

두 번째는 성 건강에 있어서 소비자에게 '섹스' 라인 제품을 통해 단순 피임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것을 넘어, '월경', '생식기 관리', '성 건강 보조 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도 안전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확장하고 싶은 계획이 있었다. 

기존 이브 콘돔에서는 모두가 안전하게 사랑할 수 있는 것에 밀도가 깊었다. 체레미 마카는 이에 더해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섹슈얼 헬스케어 브랜드로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다양한 제품군에서 '섹슈얼 웰니스'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실현할 수 있다는 진중함을 담았다."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체레미 마카 사업개발팀 이혜수 매니저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Q. 체레미 마카에서 일한다고 알렸을 때 지인들의 반응은.
A. "대학생 때부터 동물권이나 여성인권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온 것을 아는 주변 친구들은 '너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사실 집안이 개방적이지는 않아서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이 어려웠는데, 다행히 성 건강 증진이라는 브랜드 미션을 잘 이해해 주셨다. 

특히 어머니께서는 무지로 인해 피해 입는 청소년을 항상 마음 쓰여 하셨기에 그들과 관련한 브랜드 활동을 좋게 봐주셨다. 성 건강이라는 개념을 낯설어 하던 친척 어른들도 명절에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여성 건강 제품을 선물로 드리니 이런 것도 있냐며 참 좋아하셨다."

Q. 체레미 마카에서 일하며 겪는 희비는.
A. "퀴어문화축제에 부스로 참여했던 기억이 가장 행복하다. 부스 앞에 끝없이 이어진 줄을 보며 우리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렬한 애정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이 없어 '내가 기획한 제품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는데, 이 축제를 기점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힘든 순간도 물론 있다. 안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철학이 강한 브랜드라 제품 출시를 위해서는 의료기기, 의약외품 등 허가적인 관문이 있다. 타사였으면 쉽게 공산품이나 화장품으로 출시할 수 있는 제품도 우리는 식약처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출시하다 보니 제품 개발자가 허가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그런 지식을 익히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어려웠지만, 배울수록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확신이 강하게 생겨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도 덩달아 커졌다.

'이브(체레미 마카) 제품은 믿고 바로 구매한다'는 리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항상 떠올리며 제품 개발자로서 더 꼼꼼히 안전성을 따지려 노력한다."

Q. 체레미 마카 사내 문화와 복지가 궁금하다.
A. "여러 복지가 있지만 가장 인상적인 복지는 HPV 백신 접종 비용 지원이다. '가다실9'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백신인데, 성 건강을 위해 접종이 필수적이나 60만원 이상 가격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체레미 마카가 사내 구성원의 성 건강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복지다.

현재 체레미 마카에는 20대 중반에서 5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 직원 약 30명이 근무하고 있다."

어렸을 적 꿈을 묻자 이혜수 매니저는 "다른 사람을 막연히 돕고 싶다는 생각에 사회복지사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운'의 불공평함을 인지하며 여기저기의 운을 모아 공평히 나누어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꿈 중 하나는 입양을 통해 가족을 꾸리는 것이다. 그는 "더 많은 아이들이 안전한 가정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어렸을 적 꿈을 묻자 이혜수 매니저는 "다른 사람을 막연히 돕고 싶다는 생각에 사회복지사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운'의 불공평함을 인지하며 여기저기의 운을 모아 공평히 나누어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꿈 중 하나는 입양을 통해 가족을 꾸리는 것이다. 그는 "더 많은 아이들이 안전한 가정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사진 조은비 기자)/뉴스펭귄

Q. 취미나 관심사는.
A. "건강에 관심이 많다. 신체적인 건강을 위해 최근 클라이밍을 시작했고,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마보'라는 어플을 통해 명상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자연스레 다른 존재의 건강에도 관심이 확장되곤 한다. '다른 존재의 건강과 환경을 해치지 않겠다'는 신조로 채식을 10년째 실천하고 있다. 비인간 동물의 건강을 돌보는 생추어리(Sanctuary)에도 꾸준히 기부한다.

또 3달째 퇴근 후 수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영어를 전공해서 언어에 관심이 많은데, 새로운 언어를 접하며 내 세계가 확장되는 느낌을 받는다. 꾸준히 배워서 수어통역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것이 목표다."

Q. 본인만의 철학이나 삶의 모토가 있다면.
A. "YOLO(You Only Live Once)가 아닌 WOLO(We Only Live Once)다. 우리 모두 단 한 번 살기에 서로에게 더 다정해야 하고, 서로의 건강을 위해줘야 한다. 우리 후대도 단 한 번 살기에 그들을 위해 살만한 환경과 사회를 구축해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자사 제품은. 
A. "주변에 핑거돔을 가장 추천하고 있다. 이브 핑거돔 출시를 통해 핑거링 위생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널리 알릴 수 있었다. 많은 소비자가 콘돔은 피임 및 성병 예방을 위해 착용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핑거링을 할 때 손가락 위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핑거돔을 사용하면 질 내에 손톱으로 인한 상처도 방지할 수 있고, 위생에 대한 불안감도 해소하니 파트너와의 신뢰와 애정을 돈독히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착용감이 정말 좋다. 천연 라텍스가 손가락을 감싸는 느낌이 핏하고 깔끔하다. 건강한 섹스는 위생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많은 소비자들이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제품 개발자로서 앞으로도 핑거돔처럼 성 건강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업계에 큰 변화를 주는 제품을 출시하고 싶다."

Q. 정부 혹은 다른 기업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성 건강 증진을 위해 더 정확한 교육, 더 안전한 제품이 필요하다. 우리 브랜드만 열심히 얘기한다고 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는다. 혼농임업도, 성 건강도 정부와 업계가 다 같이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 인스팅터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된 체레미 마카의 2025년 중장기목표와 지난해 달성 현황 (자료 체레미 마카 제공 )/뉴스펭귄
'2022 인스팅터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된 체레미 마카의 2025년 중장기목표와 지난해 달성 현황 (자료 체레미 마카 제공 )/뉴스펭귄

체레미 마카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놓고 지금까지의 달성 현황과 2025 중장기목표를 밝혔다. 특히 환경과 관련해서는 2025년까지 △모든 제품의 탄소발자국 공개 △사업장 전기 사용량 50% 재생에너지로 대체 △제품 포장재의 재활용 용이한 원부자재 비율 95% 달성 △제품 친환경 인증 원부자재 비율 70% 달성 등의 목표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보고서에 따른 지난해 성과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 회사가 탄소발자국을 공개한 제품은 4개다. 지난해 하반기 체레미 마카 유기농 순면커버 생리대 4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 탄소발자국을 공개했다. 이는 전체 제품 중 4.4%에 해당한다. 또 지난해 제품의 재활용 용이한 포장재 비율은 63.9%, 친환경 인증 원부자재 비율은 44.5%다.

체레미 마카 측은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환경과 사회에 더 나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모든 과정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체레미 마카의 지속가능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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