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부터 고릴라를 지켜라" 6월까지 잠정 폐쇄 결정한 국립공원

  • 김도담 기자
  • 2020.03.25 09:43
(사진 Virunga National Park 페이스북)/뉴스펭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콩고 '비룽가 국립공원'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멸종위기 고릴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로 공원을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에 있는 비룽가 국립공원(Virunga National Park)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공지를 통해 23일부터 오는 6월 1일까지 관광객 출입 금지와 함께 공원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룽가 국립공원 측은 "세계보건기구는 사회적 접촉을 제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 임시 폐쇄는 산고릴라를 포함한 영장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합병증에 취약할 수 있다는 과학전문가 조언에 따라 예방을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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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 전문가 토머스 길레스피(Thomas Gillespie)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기고한 서한에서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한 유인원이 코로나19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인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에게는 경미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균도 유인원에게 치명타를 입혔다는 과거 연구 결과를 근거로 코로나19가 유인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8년에는 인간이 야생에 사는 유인원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처음으로 나왔고, 2016년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서 침팬지에게 전해진 사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증상을 보이지 않거나,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젊은이들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유인원을 보겠다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인간과 유인원 사이에 유지해야 하는 거리를 기존 7m에서 10m로 늘리고, 지난 14일 동안 아팠거나, 아픈 사람과 접촉한 적이 있는 어떤 사람도 유인원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밝혔다.

사람의 DNA는 대형 유인원과 97% 이상 일치한다.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등이 대형 유인원에 속하며 사람처럼 손가락에 지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룽가 국립공원은 활화산 지대로 주목받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여느 국립공원보다 그 규모가 크고 서식지가 다양하기로 유명하다. 산고릴라(mountain gorilla, Gorilla beringei beringei)가 서식하며, 국립공원 하천에는 약 2만 마리의 하마(hippopotamus, Hippopotamus amphibius)가 서식한다. 시베리아에서 온 철새떼가 이곳에서 겨울을 나기도 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7번째 코로나19 발병 국가다.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 대변인은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는 벨기에에서 온 남성이라면서 "수도 킨샤사 공항에서 테스트 결과,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후 격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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