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이른 벚꽃 개화에 울상..."일부 지역 멸종 우려도"

  • 이후림 기자
  • 2023.03.28 14:32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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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일본이 벚꽃 개화 시기 예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서울 벚꽃은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개화를 맞았다.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따뜻한 날씨에 착각한 벚꽃이 평년보다 14일 이르게 개화한 탓이다. 서울뿐 아니라 강릉, 청주, 제주 등 전국 지자체는 때이른 개화에 봄꽃축제 일정을 서둘러 앞당겼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벚꽃 경제효과가 큰 일본은 이른 벚꽃 개화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4일 도쿄 벚꽃 개화를 선언했다. 1953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빠른 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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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는 지구가열화가 벚꽃 개화 예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가 관련 사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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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 벚꽃시즌 경제효과는 6158억엔(약 6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심에는 개화시기와 축제시기를 예측하고 정하는 거대한 민간예보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벚꽃 개화 예보사업이 성장하자 지난 2009년 일본 기상청은 민간업체에 해당 사업을 넘겼다. 당시 기상청은 앞으로 벚꽃 개화시기 예보를 민간업체에 넘기고 데이터 수집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증가한 예보 부담감을 일부 줄이기 위해서다.

기상청 홍보팀은 "예보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이렇게 많은 외국 관광객이 홈페이지를 확인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개화 날짜가 꾸준히 빨라지고 있다. 따뜻한 겨울이 개화 예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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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일본 기상예보업체는 보통 1월부터 각 지역 벚꽃 개화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를 분석하기 시작한다.

외국에서 벚꽃축제를 즐기기 위해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개화 시기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외국 관광객들이 돈과 시간을 들여 여행을 계획하는 만큼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지는 이유다.

실제 일본 벚꽃 평균 개화 시기는 산업화(1850~1990년) 이전과 비교해 일주일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기말(2081~2100년)에는 개화 시기가 지금보다 일주일 더 앞당겨질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이 유발한 지구가열화에 있다.

머지않아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벚꽃이 멸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이 2~3℃ 증가할 경우, 최남단 규슈 지역에서는 벚꽃이 부분적으로 개화하거나 아예 개화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단 이른 벚꽃 개화만이 우려할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뭄, 홍수, 산불 등 빈번한 기후재앙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작 연례 벚꽃축제 시기가 며칠 앞당겨지는 게 기후위기로 인한 최악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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