톄신스키 사진전, 오늘 바로 가야 할 이유

  • 남주원 기자
  • 2023.03.17 12:10
<친환경 에너지> 독일 위헨 인근 탄광 주변에 사는 토끼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친환경 에너지> 독일 위헨 인근 탄광 주변에 사는 토끼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토끼가 탄광 주변을 껑충 뛰어가고, 한 남자는 대형마트 뒤편 쓰레기통에서 아직 먹을만한 음식물을 찾아 꺼낸다. 어린 가나 소년은 학교는 꿈도 꾸지 못한 채 바닷가에서 땀방울을 쏟고, 아마존 원주민 소녀는 집을 잃었다.

체코의 젊은 사진작가 다비드 톄신스키(David Tešinsky)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렌즈에 담은 광경들이다. 각각의 파편으로 느껴질지도 모를 이 장면들은, 사실 하나의 주제로 맞닿아있다. 지속가능하지 못한 지구촌의 현실인 것이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빈곤과 착취, 불평등이 만연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톄신스키는 직접 한국을 찾았다. 현재 서울에서 진행 중인 <오늘로부터의 세계>展에는 그의 작품 17점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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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전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바로 오늘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주한체코문화원은 톄신스키 작품의 힘을 빌려 이 같은 전시를 기획했다. 

<육상 생태계> 후니쿠이족은 브라질 아마존에서 벌어지는 고의적인 산림 화재의 희생양이다. 인간의 탐욕은 더 많은 농경지와 목초지를 얻기 위해 이들 삶의 터전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육상 생태계> 후니쿠이족은 브라질 아마존에서 벌어지는 고의적인 산림 화재의 희생양이다. 인간의 탐욕은 더 많은 농경지와 목초지를 얻기 위해 이들 삶의 터전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지구촌 협력> 우크라이나 교전 지역에서 포착된 한 남자와 강아지. 참담한 전쟁 속에서도 일말의 희망과 우정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지구촌 협력> 우크라이나 교전 지역에서 포착된 한 남자와 강아지. 참담한 전쟁 속에서도 일말의 희망과 우정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한 남자가 체코 프라하 인근 대형마트 뒤편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식품을 모으고 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한 남자가 체코 프라하 인근 대형마트 뒤편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식품을 모으고 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최근 유엔과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한 도시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안전한 물 △친환경 에너지 △지구촌 협력 등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 17가지를 공표하고 이와 관련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위 17가지 목표는 톄신스키가 담아낸 사진 17장의 작품명으로 함께 소개됐다. 예컨대 대형마트의 넘쳐나는 쓰레기통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안 지난 식품을 모으는 남자의 사진 제목은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이다. 

체코 프라하 출신인 톄신스키는 우크라이나 교전 지역과 브라질 아마존, 자메이카와 가나 빈민가 등 현장을 발빠르게 찾아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생활상을 날것 그대로 기록해 전했다.

그의 사진은 가디언, 바이스, 르 몽드, 허핑턴포스트 등 해외 유명 매체에 다수 소개된 바 있다. 1990년생의 젊은 나이지만 국제 올해의 보도사진상 우수상을 비롯해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 PDN스토리텔러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작가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전시장에는 톄신스키의 사진 연작뿐만 아니라 증강현실을 활용한 AR 작업과 블록 설치작품도 마련돼 있다. 핸드폰 카메라로 17가지 SDGs의 픽토그램을 비추면, 각 주제에 대한 설명이 3D 애니메이션 이미지와 함께 나타난다.

또 전시장에 비치된 블록 17개에는 각각의 목표에 해당하는 하부 실천행동이 적혀 있다. 유엔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17가지 SDGs 하에 구체적인 실천행동 170가지를 소개하고 개인의 현실 참여를 촉구해온 터였다.

관람객들은 블록에 앉아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혼자 사유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오늘부터 당장 실천 가능한 기후저항 행동을 배우고, 삶의 방향을 지구 친화적으로 재정비할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작업물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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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이번 전시는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되짚어봄과 동시에 체코의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직을 기념하며 탄생했다. 앞서 체코와 스웨덴, 영국에서 전시됐으며 아시아에서는 KF갤러리가 첫선이다. 내달 7일까지 진행된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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