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멸종 앞당기는 컨테이너장벽 결국 "철수"

  • 이수연 기자
  • 2023.01.26 17:33
미국-멕시코 국경에 2겹으로 쌓은 컨테이너 장벽 (사진 생명다양성센터 보고서 갈무리)/뉴스펭귄
미국-멕시코 국경에 2겹으로 쌓은 컨테이너 장벽 (사진 생명다양성센터 보고서 갈무리)/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멸종위기종 재규어가 서식하는 미국-멕시코 국경지역에 미국의 한 주지사가 '멋대로' 세웠던 컨테이너 장벽이 철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애리조나의 전 주지사가 1억 달러의 세금으로 설치한 컨테이너 장벽을 해체 중이라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더그 듀시(Doung Ducey) 애리조나 전 주지사는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를 막는다며 지난 8월부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컨테이너 약 3000개를 2층으로 쌓아 장벽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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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컨테이너를 쌓는 코로나도국유림(Coronado National Forest) 일대는 애리조나주가 아닌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지역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화당 소속 듀시 전 주지사에게 컨테이너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코로나도국유림은 미국의 국유림 중에서 가장 많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 등의 환경단체들은 녹슨 컨테이너 장벽이 땅을 오염시키고, 재규어 같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활동을 제한한다며 생태계 파괴를 비판했다.

미국-멕시코 국경에 2겹으로 쌓은 컨테이너 장벽 (사진 생명다양성센터 보고서 갈무리)/뉴스펭귄
미국-멕시코 국경에 2겹으로 쌓은 컨테이너 장벽 (사진 생명다양성센터 보고서 갈무리)/뉴스펭귄

재규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T, Near Threatened)'에 해당하며, 1975년부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행동반경이 넓은 재규어가 컨테이너 장벽으로 이동이 막힌다면 멸종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듀시 전 주지사가 컨테이너 장벽을 세웠던 곳은 멸종위기에 처한 재규어가 미국과 멕시코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마지막 국경지역이다. 

결국 연방정부와의 소송에서 철거에 합의한 애리조나주 정부는 지난달 18일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으로 컨테이너 장벽을 모두 치우기로 했다.

듀시 전 주지사를 상대로 멸종위기종 보호법 위반 등의 소송을 제기한 생명다양성센터의 로빈 실버(Robin Silver)는 "굴착기와 트럭이 훼손한 땅을 복구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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