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도 끄떡없던 '클랜윌리암 삼나무'...인간이 만든 기후변화에 '휘청'

  • 남주원 기자
  • 2020.03.18 11:57
Clanwilliam cedar 또는 Widdringtonia wallichii(사진 'Wikipedia')/뉴스펭귄

지구상 가장 희귀한 나무 중 하나인 '클랜윌리암 삼나무(Clanwilliam cedar)'가 기후변화로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고 CNN 등 외신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랜윌리암 삼나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서식한다. 남아공 웨스턴 케이프 주에 있는 아름다운 시더버그(Cederberg Mountains) 산맥의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이 상징적인 종의 기원은 무려 2억25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마지막 빙하기에서도 살아남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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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 클랜윌리암 삼나무는 기후변화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남아공 자연보전 정부기관 케이프네이처(CapeNature)에서 지난 17년간 일해온 리카 뒤 플레시스(Rika du Plessis)는 클랜윌리암 삼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플레시스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가 더 높은 기온과 낮은 강우량을 경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적은 강우량은 씨앗이 자연적으로 발아하는 것을 막으며, 어린 나무는 물 없이 생존하기 위해 애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온도가 높아지면 더 많은 화재가 발생해 나무가 불에 타 죽는다"고 덧붙였다.

플레시스에 의하면 시더버그 산맥은 한때 삼나무가 매우 많았지만 오늘날에는 약 1만3500그루만이 야생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시더버그 산맥(사진 'Flickr')/뉴스펭귄

이에 케이프네이처는 삼나무를 보존하고자 나무심기 정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씨앗을 수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섬세한 과정으로, 씨앗은 전용 발아소에서 삼나무를 번식시키는 데 사용된다. 이후 삼나무 씨앗은 자연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암석 노출부에 심어진다.

하지만 삼나무 모종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설치류는 나무의 어린 싹을 먹는 것을 좋아하며, 화재는 큰 위험요소다. 플레시스는 "심은 나무 중 10%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프네이처 측은 삼나무를 '워터박스'에 심는다고 밝혔다. 워터박스는 비가 올 때 물을 모으고 목화로 만들어진 끈을 통해 물을 천천히 나무 뿌리로 방출하는 플라스틱 용기다.

플레시스는 “우리의 노력이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어야 한다"며 "작은 변화일지라도 그것은 분명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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