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거울속 '나' 알아볼까

  • 이후림 기자
  • 2023.01.03 14:44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응시하는 아델리펭귄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응시하는 아델리펭귄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아델리펭귄이 자기인식 능력을 가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도 지구과학부 연구진은 아델리펭귄이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논문 사전출판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 2020년 거울테스트를 통해 아델리펭귄 자기인식 능력을 확인한 결과, 거울에 비친 자신을 부분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펭귄 중 자기인식 능력을 가진 것이 밝혀진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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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실험은 아델리펭귄 무리 12마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이 서식지 근처에 거울을 놓자 실험에 참가한 펭귄 다수가 근처로 몰려들었다. 펭귄 무리는 몇 초간 가만히 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했지만 거울을 만지거나 손을 뻗으려 하지는 않았다.

이어서 개별 실험이 진행됐다. 연구진은 판지로 통로를 막아 그 중앙에 거울을 배치했다. 아델리펭귄은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열심히 탐색했지만 이번에도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거울을 만지지는 않았다. 펭귄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쉽사리 시선을 떼지 않았다.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이러한 행위는 펭귄이 거울에 비친 모습이 다른 펭귄 개체라고 여기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거울에 비친 펭귄에 다가서거나 공격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2번째로는 거울에 원형 스티커를 붙인 뒤, 펭귄이 자신을 더욱 잘 보기 위해 이 스티커를 쪼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자 펭귄은 이 스티커를 쪼면서 떼어내려는 행동을 보였다.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연구진은 "쪼는 행위는 방해물을 제거하려는 시도다. 이전에 거울에서 본 이미지를 복원하려는 충동 때문이다.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자 불안한 것"이라며 "자기인지 능력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거울을 보고 있는 펭귄 목에 턱받이를 두르고 이것을 인지하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됐다.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사진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제공)/뉴스펭귄

펭귄은 지금껏 나온 결과와는 상반된 행동을 보였다. 펭귄은 목에 두른 턱받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곧 거울에 비친 모습을 자기 자신과 연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전체적인 연구를 살펴보면 결과가 다소 모호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아델리펭귄은 자기인식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집단 번식지에서 사회적으로 복잡한 관계를 이루면서 자기 존재를 감지하는 능력과 주관적인 자기인지 능력을 지니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델리펭귄처럼 자기인식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진 동물로는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 코끼리, 큰돌고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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