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지구가열화, 김장 시기도 늦춘다

  • 이수연 기자
  • 2022.11.28 15:16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최근 기후위기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김장을 담그는 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다.

서울시 강북구에서 마을밥상을 운영하는 임재원 씨는 매년 김장으로 김치 600kg를 담근다. 이 많은 양을 전부 김치냉장고에 넣을 수 없어서 서늘한 바깥에 보관한다. 그런데 올해는 기온이 아직 영하로 떨어지지 않은 탓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 인수마을밥상 제공)/뉴스펭귄
(사진 인수마을밥상 제공)/뉴스펭귄

임 씨는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영상 1도만 돼도 김치는 빨리 쉰다. 보통은 수능이 지나면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서 11월 중순에 김장을 하는데 올해 날씨라면 12월 초에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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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치를 냉장고 대신 바깥에 내놓거나 땅에 묻어서 저장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배추, 무, 마늘, 생강 등 김장에 필요한 작물은 곧 구하기 어려울 텐데 김장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전했다.

(사진 인수마을밥상 제공)/뉴스펭귄
(사진 인수마을밥상 제공)/뉴스펭귄

일반적으로 김장은 일 평균기온이 4도 이하고 최저기온이 0도 이하로 유지될 때가 적기다. 이보다 기온이 높으면 김치가 빨리 익고, 기온이 낮으면 배추나 무가 얼어 제맛을 내기가 어렵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서울시의 경우 김장 적정시기가 1920년대에는 11월 21일이지만 2020년대에는 11월 27일로 6일 늦어졌다고 발표했다. 기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김장 적정시기까지 늦어지는 것이다.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서울시 평균 최저기온은 4.9도, 최고기온은 14.3도다. 평년 같은 기간 평균 최저기온은 1.1도, 최고기온은 9.1도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도 이상 높다. 

 

김장 늦추는 11월 이상고온 현상
세계김치연구소 "10도 이상이면 김치 빨리 쉬어"

기후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하기 힘든 날씨다.  최근 10년 만에 가장 따뜻한 11월 날씨를 기록한 서울시는 지난해엔 11월 10일에 첫눈이 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11월 이상고온 현상은 북극에 찬 공기가 갇혀 내려오지 못하는 '북극진동' 때문이다. 북극진동이란 북극을 뒤덮은 소용돌이가 일정 주기로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는 현상이다.

북극 주변 소용돌이가 강하면 찬 공기가 북극에 갇히는 '양의 북극진동'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위도 국가들은 따뜻해진다. 반대로 소용돌이가 약하면 찬 공기가 내려오는 '음의 북극진동'으로 한파 현상이 나타난다.

세계김치연구소 장지윤 발효조절기술연구단장은 "김치는 2~7도에서 2주 정도 지나야 제 맛을 내기 시작한다"며 "10도 이상이면 김치의 신맛을 내는 락토바실러스 속 유산균이 빠르게 증식해 김치가 빨리 쉰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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