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살기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로 둥지 만든다

  • 남주원 기자
  • 2020.02.28 11:21
다람쥐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옮기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사진 'Henry Jacobs/SWNS')/뉴스펭귄

다람쥐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집을 짓는 안타까운 장면이 포착됐다.

런던 해링게이(Haringey) 한복판에서 비닐봉지를 물어다 둥지를 짓는 다람쥐가 발견됐다고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들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람쥐를 촬영한 영국 사진작가 헨리 제이콥스(Henry Jacobs)는 "처음에는 도통 무슨 동물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며 "먹지도 못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어디론가 가져가는 이상스러운 광경에 순간적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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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다람쥐는 나뭇가지나 마른 이파리 등을 모아서 둥지를 만든다. 하지만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집을 짓는 다람쥐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제이콥스는 "환경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은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분노했다.

자연 재료 대신 비닐봉지, 담배꽁초 등으로 집을 짓기 시작한 다람쥐들(사진 'Henry Jacobs/SWNS')/뉴스펭귄

이와 관련해 인도 마이소르대학교(University of Mysore)의 메와 싱(Mewa Singh)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최근 도심에 사는 다람쥐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둥지 재료로 활용한다는 다람쥐의 행동변화를 밝혀냈다.

싱 박사는 "현재 다람쥐들은 나뭇가지나 이파리 대신 비닐봉투, 담배꽁초 등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둥지를 만들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플라스틱 쓰레기가 아닌 순수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 둥지는 4개 중 1개 정도 뿐"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현상은 도시화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쓰레기가 늘어난 서식지에서 생존하기 위한 다람쥐의 투쟁"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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