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순간포착' 솔개가 움켜쥔 맥도날드 일회용 컵

  • 이후림 기자
  • 2021.04.09 13:51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버려진 일회용 컵을 낚아채 날아가는 붉은솔개가 포착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사진가 차드브라운(Chad Brown)은 페이스북 지역 커뮤니티 그룹에 맥도날드 일회용 컵과 함께 날고 있는 붉은솔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누르면 차드브라운 붉은솔개 사진이 게재된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사진 Chad Brown)/뉴스펭귄

사진 속 붉은솔개는 발톱에 버려진 맥도날드 일회용 컵을 움켜쥔 채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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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브라운은 영국 남동부 한 도시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금류 붉은솔개를 촬영하다가 해당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유럽과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붉은솔개는 수리과에 속하는 중대형 크기의 맹금류로 2019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T, Near Threatened) 종으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개체 수가 늘어 '최소관심'(LC, Least Concern) 등급으로 조정됐다.

붉은솔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붉은솔개는 주로 설치류와 각종 벌레, 까마귀 등을 먹는 맹금류로 중세 런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으나 20세기에 들어서며 인간의 박해와 사냥으로 개체 수가 감소해 영국에서 멸종된 바 있다. 

차드브라운은 지역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사진을 공유하며 "먹잇감을 채 날아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솔개 발톱에 들려있는 건 맥도날드 일회용 컵이었다"며 "쓰레기로 피해를 입는 야생동물을 보면서 인간으로서 엄청난 수치스러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버려진 일회용 컵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면서도 "소수 고객이 우리 포장지를 무책임하게 폐기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자체 쓰레기 수거팀이 약 40년간 지역 사회에서 활동해 왔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당 솔개가 둥지를 트는 데 필요한 재료로 쓰레기를 가져간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붉은솔개는 알을 낳기 전 쓰레기와 잡동사니로 둥지를 장식한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종이, 헝겊, 캐리어 가방, 심지어는 속옷과 장난감까지 사용해 둥지를 만든다.

영국 왕립조류보호협회(RSPB)는 "슬픈 사실은 과거 천연재료를 사용해 둥지를 만들던 붉은솔개가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이용한다는 것"이라며 "새들이 어떤 위험한 쓰레기를 낚아채 다칠지 모르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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