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없다"던 현대기아, 독일 당국 "조작 정황"

  • 임병선 기자
  • 2022.07.04 15:05
현대자동차의 출시 예정 차량인 아이오닉6 (사진 현대자동차)/뉴스펭귄
현대자동차의 출시 예정 차량인 아이오닉6 (사진 현대자동차)/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현대와 기아의 경유자동차가 독일 당국 배기가스 검사에서 모두 불합격하고, 일부 차량은 기준치 11배에 달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4일 밝혔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유럽법인은 경유차 배기가스 조작 혐의로 독일 당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이는 앞서 2015년 폭스바겐그룹이 촉발한 전 세계적 '디젤게이트'의 일부다. 폭스바겐은 경유차량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대폭 저감했다고 주장하며 여러 차종에 기술을 적용했으나, 이 주장이 대대적 조작이었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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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경우, 배기가스 중 유해물질을 저감시키는 장치를 전자적으로 제어해 실제 도로에서 배출하는 것과 달리 검사 시에만 적게 보이게 한 것이 수법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똑같은 방법으로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독일 환경청 교통국장 출신으로 환경단체 DUH(Deutsche Umwelthilfe)에서 배기가스 검사 업무를 맡고 있는 악셀 프레데릭(Axel Friedrich) 박사는 그린피스가 이날 주최한 기자 대상 질의응답에서 "오작동이라기엔 배출량 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 배출량이 바뀌는 시점을 보면 조작 정황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 Kraftfahrt-bundesamt)과 DUH두 곳은 2015~2018년 간 배기가스 검사를 수행했다.

디젤게이트 발생 초기인 2015년 한국 국회에서 현대자동차도 배기가스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당시 현대자동차 측은 "현대·기아차는 실주행 조건과 다르게 실험실 인증 테스트 때에만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그 어떤 프로그램 조작을 한 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만약 독일 당국의 압수수색 결과, 현대와 기아의 조작이 실제로 드러난다면 '친환경'을 강조하던 현대차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독일 당국이 현대·기아차의 불법 배기가스 조작 혐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응당한 처벌을 하기를 촉구한다"며 "현대·기아차는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만 할게 아니라 내연기관차 생산 및 판매를 조속히 중단해 기후변화에 진정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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