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모방" 관람객이 버린 담배 주워 피우는 오랑우탄 (영상)

  • 이후림 기자
  • 2022.06.27 12:01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오랑우탄이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베트남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는 멸종위기종 보르네오오랑우탄이 관람객이 버리고 간 담배 꽁초를 주워 자연스럽게 피우고 있는 영상을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문제 영상은 호찌민시 사이공동식물원에서 촬영됐다.

영상 속 수컷 보르네오오랑우탄은 동물원 우리 안 바닥에 앉아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람처럼 손가락 사이에 담배꽁초를 움켜쥐고 두 차례 연기를 내뿜더니 익숙한 듯 땅바닥에 불을 끄고 버리는 행동까지 보였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담배 피우는 오랑우탄 (사진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담배 피우는 오랑우탄 (사진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꽁초를 버리기 전 불이 확실히 꺼졌는지 확인하는 치밀함을 두고 해당 오랑우탄이 담배를 피우는 것에 이미 익숙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동물원 측은 "불붙은 담배꽁초는 직원이 아닌 한 관람객이 우리에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부 관람객은 동물 우리에 쓰레기를 던지지 말라는 경고 문구에도 불구하고 종종 각종 물건을 던진다. 특히 지능이 높은 오랑우탄의 경우, 관람객이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한 뒤 모방한다"고 해명했다.

또 "보안 직원이 모든 상황을 항상 감시할 수는 없다"며 "사태가 벌어진 이후 오랑우탄 구역을 청소했고 더 이상의 담배꽁초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담뱃불 끄는 오랑우탄 (사진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담뱃불 끄는 오랑우탄 (사진 보도영상 캡처)/뉴스펭귄

동물원 측에 따르면 일부 관람객은 물건 투척 금지 표지판에도 불구하고 물병, 음식, 담배, 딱딱한 물건 등을 재미로 던지면서 동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동물원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생동물보호단체는 담배를 버린 관람객과 이에 대처하지 못한 해당 동물원을 모두 비판하고 나섰다.

단체는 "우리에 갇힌 오랑우탄이 인간의 특성을 모방하는 건 전혀 웃기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다. 그저 슬플 뿐"이라며 "누군가가 오랑우탄에게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분명하다. 오랑우탄은 인간 때문에 해로운 담배에 중독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르네오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단계에 등재된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주요인은 서식지 손실과 밀렵이다. 

보르네오오랑우탄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