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눈 가리고 아웅' 페이스북에서 거래되는 멸종위기 새들

  • 조은비 기자
  • 2021.12.28 13:36
기사 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기사 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싱가포르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한 조류 불법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야생동식물 불법거래를 조사하는 비정부기구 트래픽(TRAFFIC)에서 '싱가포르에서 페이스북으로 거래되는 살아있는 새(Trading Faces: Live Bird Trade on Facebook in Singapore)'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트래픽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싱가포르에서 야생동물을 거래한 페이스북 그룹 44개와 판매자 662명을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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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간 동안 판매된 동물은 총 3354마리로, 그중 99%가 조류였다. 기록된 93종 중 고슴도치, 도마뱀 2종을 제외한 91종이 조류에 속했다.

트래픽 연구팀은 조사를 진행하면서 불법거래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사이테스(CITES)에 등재된 종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허가가 필요한데, 최근 싱가포르로 수입된 기록이 없는 사이테스 종들이 페이스북에서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1986년부터 불법적인 야생동식물 국제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사이테스 협약을 맺어왔다.

조사 결과 판매된 조류 중 49종이 사이테스에 등재된 종이었다. 약 17%가 사이테스 부속서 Ⅱ에, 3%가 사이테스 부속서 Ⅰ에 지정돼 있었으며 멸종위기종 씨트론 크레스티트 코카투, 회색앵무도 판매글에 올라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본문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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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판매자는 태국, 중국에서 새를 밀수해올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페이스북과 싱가포르 국립공원위원회(NParks)는 불법거래가 이뤄지는 해당 페이스북 그룹들을 폐쇄하고, 야생동물 거래 기록이 있는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페이스북 조류 거래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이 올해 4월 재조사를 진행했을 때 36개 페이스북 그룹에서 여전히 새가 판매되고 있었고, 폐쇄된 그룹 중 5개 그룹은 비슷한 이름으로 다시 그룹을 만들어 거래를 재개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싱가포르 정부가 온라인 불법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판매자만이 아닌 소비자에게도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는 규제가 판매자에게 집중돼 사이테스에 등재된 동물을 소유한 사람이 발견되도 공식적으로 허가된 곳에서 구매했는지, 불법거래를 통해 얻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보고서 공동저자 사우닝 칭(Serene Chng)은 "소유자가 구매한 동물을 직접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면 소유자 책임이 증가하고, 판매자와 소비자 양측에서 불법거래 상황을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스트펭귄]은 뉴스펭귄이 국내 뉴스매체로서는 처음 보도하는 기사를 뜻한다. 다른 매체에서 흔히 [단독]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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