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모시점나비 5령 애벌레 (사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멸종위기 곤충 애벌레에서 세균을 억제하는 항균물질이 발견됐다.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는 멸종위기 곤충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에서 채취한 물질 중 15종의 펩타이드를 분석한 결과, 치주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을 억제하는 물질 'TPS-032'를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곤충 먹이가 되는 식물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특정 독성물질을 발생하도록 진화한다. 곤충은 이에 대응해 식물을 계속 먹기 위해서 특유 해독물질인 '항균 펩타이드(Antimicrobial peptides)'를 만들도록 진화한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가 치주염 유발 박테리아를 억제하는 항균물질을 가진 것은 이런 상호 영향이 반복된 결과다.

붉은점모시나비 어른벌레 (사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제공)/뉴스펭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과 바이오·신약 개발 업체 '쓰리빅스'가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의 의학적 가능성을 연구한 논문이 최근 국제학술지 'MDPI'에 게재됐다.

붉은점모시나비 몸속에는 장염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펩타이드도 있었다. 곤충이 가진 펩타이드의 항암 효과 연구는 아직 기초단계다. 연구진은 어떤 유전자의 발현이 저해되고 활성화되는지, 이를 어떻게 조절할지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제공)/뉴스펭귄

이 소장은 국내 어떤 종에서 또 새로운 항균물질이 발견될지 모른다고 강조하면서 곤충 연구의 가치는 의학적 활용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은 딱 1종이 1만5000년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곤충은 150만~350만 종이 3억5000만 년 역사를 이어왔다며 곤충 자원이 계속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붉은모시점나비 2령 애벌레 (사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제공)/뉴스펭귄

이 소장은 "환경부 등 당국이 바이오, 환경 분야에 있어 미세먼지와 같은 문제 해결만 강조하지 말고 멸종위기종 보전을 통한 생태 복원, 자원 활용 가능성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11일 뉴스펭귄에 말했다.

한편 홀로세생태연구소가 진행한 삼척 붉은점모시나비 복원 사업이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발표한 '글로벌 생물 종 보존 이동 전망 2021' 보고서에서 무척추동물로는 유일하게 '매우 성공적' 등급을 받은 사례로 기록되며 화제를 모았다.

붉은점모시나비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강원도 삼척에서 복원 사업이 이뤄졌다.

이강운 소장과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 (사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제공)/뉴스펭귄
이강운 소장은 붉은점모시나비 복원 연구 때 번호 마킹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사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제공)/뉴스펭귄
세계자연보전연맹에 (사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 제공)/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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