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에서 RE100 달걀과 우유 생산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모두 녹색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한 사례로 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방식의 에너지 전환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국내 식품기업들은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 전환 관련 계획을 어떻게 세울까?
본지 취재 결과, 풀무원과 서울우유는 RE100 제품 출시 계획은 없으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배출량을 줄이고 저탄소 인증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풀무원 “2050 넷제로 목표...제품별 탄소발자국 표시 추진”
풀무원은 RE100 제품 출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풀무원 관계자는 제주 RE100 제품과 관련해 “제주도라는 특수성과 상징성 있고 녹색 프리미엄이다 보니 대중적으로 제품을 개발해서 판매하는 기업이 적용할 만한 사례는 아니다. 우리는 농장과 협업해 유통하는 형태로 농장을 직접 보유한 게 아니어서 시설을 바꿔야 하는 모델은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풀무원은 이미 탄소중립을 향한 체계적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이 관계자는 “RE100 달걀 계획은 당장 없지만 직접 제조하고 유통하는 제품인 두부의 경우 생산 단계에서부터 물 사용량을 저감하고 일부 친환경 에너지 사용하고 있다. 향후 자체 기준을 마련해 탄소발자국을 통해 탄소 사용량을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풀무원은 지난 3월, 식품 기업 최초로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전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산정·관리하는 ‘풀무원 넷제로(Net Zero) 시스템’을 도입했다. 글로벌 검증기관 LRQA(로이드인증원)로부터 제3자 검증까지 완료했으며 원료 생산부터 가공·유통·소비·폐기 등 전 과정(LCA, 전과정평가)에 기반해 탄소 배출량을 정량화한다.
풀무원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풀무원 국산콩두부(부침용 210g)’, ‘정통가쓰오우동(4인 943.2g)’ 두 제품에 대한 탄소발자국 검증을 완료, 제품별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했다. 앞으로 제품별 배출 현황을 모니터링해 사업단위·생산처별 감축 전략을 세우고 국내 공장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공장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풀무원 측은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목표를 수립하고 모든 사업장에서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태양광 발전, 지열 히트펌프, 목재펠릿 보일러 등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우유 “저탄소 축산물 인증 확대...유기농 우유 전 제품 인증 완료”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저탄소 인증을 통해 기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제주 RE100 우유의 경우 제주도라는 지역적 특성이 반영돼 가능했던 것 같다”라며 “서울우유는 경기도 전역에 목장에 있는데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를 목장으로 끌어오는 건 지자체 차원에서 제도화돼야 해 지금으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유기농 우유의 경우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적용하고 있고 향후 더욱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4월 ‘서울우유 유기농우유’ 제품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시행하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원유를 공급하는 10개 농가가 탄소감축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10% 이상 줄인 성과에 따른 것이다.
서울우유 측은 “유기농 우유의 전 제품에 공식적인 저탄소 인증이 이뤄진 것으로 서울우유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업을 위한 ESG 경영 실천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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