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환경부 장관이 공식 취임한 가운데 시민단체 등이 '4대강 재자연화'를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고 하천 내 토건 사업을 멈춰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라"는 취지다. 정부의 4대강 정책은 정권에 따라 크게 바뀌어 왔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기후위기 대응 주요 공약이었던 재자연화 계획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 등이 '4대강 재자연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종보 재가동 중단 등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당시 세종보 가물막이 공사 현장. (사진 이동재 기자)/뉴스펭귄
시민단체 등이 '4대강 재자연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종보 재가동 중단 등을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당시 세종보 가물막이 공사 현장. (사진 이동재 기자)/뉴스펭귄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7월 22일 취임했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발원지부터 하구까지 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 등에서는 세종보 재가동 중단 등을 요구하며 즉각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종보에서는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450여 일째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권 따라 달라졌던 과거 4대강 정책

4대강을 둘러싼 정부 정책은 정권에 따라 180도씩 달라졌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하며 자연성 회복 정책을 폈다. 이에 따라 보 해체 및 개방에 집중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가뭄·홍수 대책과 물 자원 확보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후위기 대응 공약 중 하나로 '4대강 재자연화'를 발표했다.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개방, 전 정권에서 취소됐던 금강·영산강 보 해체 결정 원상 복구 등이 공약 내용에 담겼다. 정부 출범 이후 환경단체 등에서는 공약 내용을 이행하라고 촉구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 첫 환경부 장관이 지난 7월 22일 취임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제하며 "폭우, 폭염, 가뭄 등 일상화되고 있는 기후재난에 대비한 빈틈없는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순환경제 측면에서는 "무한 채굴, 무한 소비의 단방향 경제구조를 순환형으로 전환해 생태계 부담을 줄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발원지부터 하구까지 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전 국토의 생물다양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앞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4대강도 재자연화를 했어야 했는데 중단된 것이 많이 아쉽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성환 환경부장관 인사말. (사진 환경부 홈페이지)/뉴스펭귄
김성환 환경부장관 인사말. (사진 환경부 홈페이지)/뉴스펭귄

시민단체 "4대강 재자연화, 숙고가 아닌 실천 필요"

환경단체는 장관 취임에 맞춰 지난 22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4대강 재자연화'를 정책적으로 실천하라는 내용이다.

해당 내용을 발표한 시민행동(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은 22일 성명서에서 "4대강 재자연화의 실질적인 성과를 목표로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성환 장관이 과거 '강은 흘러야 한다'는 말로 4대강 재자연화에 찬성했고, 과거 인사청문회에서도 "4대강도 재자연화를 했어야 했는데, 중단된 것이 많이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더 이상의 숙고는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시민행동은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고 올해 안으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과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원상회복하라고 제안했다. 이 외에도 낙동강 녹조 개선을 위해 8개 보 수문을 개방하고, 신규댐 건설이나 대규모 하천 준설 등 하천 내 토건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수생태계연속성 확보사업 등 자연성 회복 구상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수많은 생명 살아있는 곳...강 바닥 손대지 말아야"

시민행동은 올해 7월 들어서 3차례에 걸쳐 4대강 관련 기자회견을 열거나 성명문 발표 등을 통해 세종보 재가동을 중단하고 낙동강 보를 개방하라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이들은 세종보 상류 500m 지점에 천막을 치고 450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1년이 넘는 시간 농성을 하면서 우리는 미호종개와 흰수마자, 흰목물떼새와 수달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들이 산란하고, 부화하고, 태어나고, 자라나고, 다시 둥지를 트는 것을 목격했다. 아직 금강은 살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가 개방되고 강이 흐르기 시작하면 강이 스스로를 증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 저명 민물고기 학자 채병수 박사는 지난해 10월 <뉴스펭귄> 취재에 응하면서 과거 낙동강 거의 전 지역에서 흰수마자가 관찰됐으나 4대강 사업을 시작하면서 하천 바닥 모래를 퍼내고 뻘이 쌓인 데다 보와 같은 인공 구조물이 하천의 흐름을 막아 지금은 최하류를 제외하고는 흰수마자가 거의 다 사라진 상태라고 전했다.

당시 채 박사는 "흰수마자는 최소 2급수 이상의 물에서 사는 만큼 수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하천 바닥에 뻘이나 진흙 등 이물질이 쌓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천에서 공사를 하게 되면 하천 바닥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은데, 흰수마자가 서식하는 곳이 모래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절대 모래 바닥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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