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물원에서 자연 부화한 큰고니가 지난 봄 약 2,300 km를 날아 여름 서식지이자 번식지인 러시아로 이동했다. 2년 전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부산 철새공원에서 야생 능력을 키운 후 올해 4월 길을 떠나 한달 만에 러시아에 도착한 긴 여정이었다. 국내 동물원 부화 후 러시아로 이동한 첫 사례다.
에버랜드는 최근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이 야생 무리와 함께 비행해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연해주)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에버랜드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조류생태환경연구소와 함께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1-2호 ‘큰고니’ 야생 방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앞서 2023년 6월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은 같은 해 10월 부산 을숙도 철새공원으로 이송되어 야생 큰고니 무리들과 어울리며 먹이활동, 비행 능력, 사회적 행동 등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연구팀은 ‘여름’의 등에 부착한 GPS를 통해 활동량, 활동반경 등을 체크하며 생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여름’은 올봄까지 을숙도 대체서식지을 중심으로 반경 수십 킬로미터 거리를 이동해 보는 시도를 해 온 것으로 관찰됐다.
마침내 지난 4월 30일 을숙도 철새공원을 출발한 큰고니 ‘여름’은 하루 만에 함경북도까지 이동 후 약 한 달 간의 휴식기를 가졌고, 5월 28일 이른 새벽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에 도착해 약 2,300 km의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에버랜드 정동희 동물원장은 “여름이가 좋은 짝과 함께 올겨울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온다면 큰고니 생태 연구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자연 생태계 회복에 대한 가능성 측면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여름의 부모 ‘날개’와 ‘낙동’은 1995년생으로 추정되는 부부로 지난 1996년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리 부근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 채로 조류보호협회에 구조된 바 있다. 특히 날개의 경우 우측 날개에 총상을 심하게 입어 날개 일부를 절단해 더는 날 수 없는 상태다.
이후 에버랜드는 큰고니 커플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동물원에 서식 공간을 조성해 줬지만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새끼 부화에는 성공하지 못하다 지난 2023년 6월 늦둥이 ‘여름’을 보게 됐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는 “평균 수명이 25년 정도인 큰고니의 생태를 감안하면 사람 나이로 100세 가까이에 늦둥이를 본 셈”이라고 밝혔다.
에버랜드, 생태·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 중
한편, 에버랜드는 평소 생태와 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에버랜드는 최근 국내 놀이공원 최초로 보증금 없는 다회용컵 제도를 시행했다. 지난 25일부터 직영 매장과 입점 매장에서 무보증금 다회용컵 사용을 시행했고 일부 가맹점은 준비기간을 거쳐 하반기 시행을 검토 중이다. 에버랜드와 함께 운영하는 캐리비안베이는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27일에는 에버랜드 동물원과 대전곤충생태관이 '반딧불이 종 보전 및 전시 활성화를 위한 협업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생태계에서 사라져가는 반딧불이의 안정적 증식을 위해 협업하는 취지다.
협업에 따라 두 기관은 상호 개체 지원, 누대 사육(근친교배) 방지를 위한 개체 교환, 사육 기술 공유,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상생 방안 마련 등에 나선다.
2017년부터 애반딧불이 실내 대량증식 연구를 이어온 대전곤충생태관은 지난해 자체 증식한 4만여 마리의 반딧불이를 전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드라마 파친코 시즌2에 촬영용 반딧불이를 협찬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이용하기도 한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뉴스펭귄에 후원으로 힘을 실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