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임정우 기자] 폭설에 고립됐다 구조된 산양 5마리가 최근 집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보호구역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당국은 산양들이 여름 장마와 겨울 폭설 등 위협 요소를 잘 견디고 야생에 적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설악산에서 구조된 산양 5마리가 1년간의 치료와 재활을 마치고 자연으로 돌아갔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들 산양을 지난 8일 설악산국립공원에 방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방사된 산양은 모두 지난 2023년 11월부터 2024년 3월 사이 설악산 일대에서 구조됐다. 그중 3마리는 이례적인 폭설로 인해 이동이 어려워 탈진한 상태로 발견됐고, 나머지 2마리는 저지대 폐건물에 들어갔다가 고립된 채 구조됐다.
기상청 북강릉AWS에 따르면 당시 설악산 일대 적설량은 92.7cm로, 이는 같은 지역의 지난겨울(2024년 11월~2025년 3월) 적설량인 51.7cm보다 79% 높은 수치다. 공단은 이 산양들이 1년간의 치료와 회복 과정을 거쳐 야생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고 판단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은 겨울철에 낙과나 나무껍질을 먹으며 생존하지만, 적설량이 많아지면 먹이를 찾기 어려워 탈진하거나 서식지를 이탈하는 일이 발생한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산양 보호시설을 올해 안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시설 확충에는 입원실 추가 조성과 진료장비, 구조 및 치료 설비 강화 등이 포함된다.
이번 방사는 설악산 내 '저항령 기곡' 일대에서 이루어졌으며, 이 지역은 산양의 주요 서식지로 지정돼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특별보호구역이다. 공단 관계자는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사람의 접근이 제한된 안정적인 구역에 방사했다”며 “현재로서는 봄철 활동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는 없으며, 산양이 생존하기에 적절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는 “모든 야생동물에게 5월은 번식 시기로, 새끼 출산 이후 여름 장마철에는 폐사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사람으로 치면 의료체계가 갖춰지기 전 유아 사망률이 높던 시기와 비슷한 자연적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겨울(2023년 11월~2024년 3월)에는 전년도 대비 적설량이 줄고 정부 합동 보호대책이 시행되면서, 설악산 권역(인제, 고성, 속초, 양양)의 산양 폐사 신고 건수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2022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184건이던 신고 건수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5건으로 줄어 97%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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