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세상은 넓고 자연 속 동물들의 생존법도 다양하다. 태어나면 엄마 품에 쏙 들어가 더 자라서 나오는 엄마 껌딱지들이 있는가 하면,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길을 나서서 독립하는 씩씩한 아기들도 있다.
“엄마 품이 제일 좋아” 작고 소중한 껌딱지들
작고 미완성인 상태로 태어나 엄마 품에서 더 성장해 세상으로 나오는 동물들이 있다. 태어날 때는 작은 젤리처럼 작고 가볍지만 엄마 주머니 안에서 6~8개월 더 자라 독립하는 캥거루가 대표적이다.
갓 태어난 캥거루는 크기 1~2cm, 체중 2g 미만으로 털도 없고 눈도 못 뜨는 상태이지만 본능적으로 산도에서 육아낭까지 스스로 기어 올라가 젖을 먹으면서 성장한다. 따뜻하고 안전한 이 육아낭 안에서 약 6개월간 크다가 종에 따라 8개월, 늦어도 12개월 안에 밖으로 나와 세상에 발을 내디딘다.
캥거루의 임신 기간은 한 달 남짓으로 짧은데, 태반 대신 육아낭 속에서 아기를 키우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렇게 태반이 없거나 불완전한 포유류를 유대류라고 한다. 같은 캥거루과 동물인 왈라비와 캥거루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호주의 마스코트 코알라, 웜뱃도 상대적으로 발달이 덜 된 상태의 새끼를 육아낭에서 더 먹여 키워 세상에 내놓는다.
코알라도 캥거루처럼 임신 기간이 한 달 전후로 태어나는 새끼의 무게는 0.5g 미만이다. 태어난 새끼는 어미의 주머니 속에서 더 크는데, 3개월이 지나면 몸무게가 100배로 늘어나고 눈을 뜨고 털이 난다. 7개월이 지나면 몸이 성체와 비슷해지며 점차 육아낭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코알라 어미는 이때부터 새끼에게 자신의 소화된 배설물인 팹(pap)을 먹인다. 팹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기가 먹기 좋은 상태로 독소가 제거된 유칼립투스 잎으로 일종의 이유식으로 작용한다. 9개월이 지난 코알라는 체중이 1kg까지 증가하고 털도 성체와 비슷해져 육아낭을 벗어난다. 이후에는 어미의 등에 올라타 이동한다. 1년이 지나면 몸무게가 2배 넘게 증가하고 어미에게서 서서히 독립한다.
웜뱃도 일찍 태어난 새끼가 어미의 육아낭에서 발육을 계속한다. 다른 유대류와 다른 점은 웜뱃의 주머니는 뒤쪽을 향하고 있어 엉덩이 쪽에서 아기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웜뱃이 땅굴을 파는 습성이 있는 만큼 주머니에 흙이 들어가지 않게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작아도 본능은 완전체...혼자서도 씩씩한 아기동물들
이처럼 눈도 뜨기 전에 엄마 품을 찾아 파고드는 아기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태어나자마자 살길을 찾아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어린 동물들도 있다.
바다거북은 알을 깨고 나오자마자 스스로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극한의 독립성을 보인다. 어미 바다거북은 알을 낳고 나면 바로 바다로 떠나기 때문에 태어난 아기 바다거북이 처음 마주하는 풍경은 모래, 하늘, 바다, 주변의 형제자매들이다.
그러나 풍경을 감상할 틈도 없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게나 새, 도마뱀 같은 포식자들을 피해 바다로 달려 나가야 한다. 하지만 아예 구덩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부터 뜨거운 햇빛에 탈진하는 경우, 언덕을 넘다 뒤집히는 경우 등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바다까지 도달하는 새끼들의 수는 많지 않다.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바다거북 새끼들은 물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최대한 빨리 더 멀리 가기 위해 며칠 동안 계속 헤엄친다.
뱀도 대부분 태어나자마자 완전히 독립된 개체로 살아간다. 종마다 태어나는 모습은 조금씩 다르지만 스스로 먹이를 찾고 위험을 피하며 살아가야 한다.
알에서 태어나는 난생인 왕뱀, 구렁이, 인도코브라 등은 어미가 알을 낳은 뒤 그냥 떠나 버리거나 부화 뒤 새끼를 돌보지 않기 때문에 새끼들이 스스로 독립해야 한다. 방울뱀, 보아뱀 등 새끼로 태어나는 난태생도 어미의 별다른 돌봄 없이 본능적으로 생존해야 한다. 방울뱀의 새끼는 태어난 이후 작은 먹이를 사냥할 수도 있는데 크기는 작은 새끼이지만 본능만은 완전체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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