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제로 알려지며 밀렵되고 있는 이 동물은?
재규어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최근 남미 수리남에 서식하는 재규어가 범죄조직에 의해 밀렵돼 중국 시장에 팔려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재규어를 ‘미국 호랑이’라고 부르며 호랑이의 대체물로 여긴다. 살부터 가죽, 이빨, 뼈까지 모두 거래 대상이다.
비영리 환경단체 어스 리그 인터내셔널(Earth League International, ELI)이 2017~2022년 중남미 지역 18개국에서 1945건의 야생동물 불법 밀렵·밀거래 사례를 확인한 결과, 재규어 188마리가 여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내용은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리남에서 밀렵된 재규어는 대부분 중국에서 판매된다. 송곳니와 가죽은 장신구와 인테리어 용품으로, 성기와 뼈는 남성 정력제 등으로 팔린다.
브로커들은 현금이나 암호화폐를 이용해 재규어를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렵꾼들이 재규어 한 마리를 통해 벌 수 있는 금액은 최대 3000달러로 밀매업자는 그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재규어는 소위 ‘돈이 되는’ 동물로 통한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야생동물 밀매를 마약, 인신매매, 모조품 유통에 이어 네 번째로 규모가 큰 불법 수익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규모는 연간 230억 달러로 추산된다.
개발과 밀렵으로 멸종위기 직면
재규어는 사자와 호랑이에 이어 생존하는 맹수 가운데 세 번째로 몸집이 크다고 알려진다. 무게는 최대 150kg에 이른다. 개발로 서식지의 절반을 잃고, 밀렵과 사냥으로 목숨을 잃으며 멸종위기에 직면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ear Threatened, NT)’ 종으로 분류돼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으로 국가의 93%가 산림으로 뒤덮인 남미 수리남에서는 재규어 밀매의 상당수가 이뤄지고 있다. 깊은 밀림에서 밀렵이 이뤄지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감시가 부족한 데다 밀거래 조직의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어서다.
남미에서는 매년 재규어 밀렵과 밀거래가 반복되고 있다. 2020년 11월에는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남미에서 재규어 밀거래가 횡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SBS NEWS를 비롯한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현지인들이 재규어 사냥을 하고 중국 범죄조직의 남미 지부 등을 통해 밀거래가 이뤄졌다.
2022년 9월에도 아르헨티나 경찰이 재규어를 불법 사냥해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SNS에 올린 남성을 추적하는 뉴스가 전해졌다. 밀렵꾼들은 암시장에서 고가로 거래되는 재규어의 가죽을 얻기 위해 국경을 넘어와 몰래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 사냥도 문제다. 아르헨티나 북부지방 밀림에서 불법으로 개간한 땅에 축사를 지어 가축을 키우는 사람들을 비롯해 브라질 최대의 습지초원 판타날에서도 소를 잡아먹는 재규어를 대상으로 집중 사냥이 이뤄졌다. 판타날에선 인간의 사냥으로 1990년대 들어 재규어가 멸종위기에 처했다가 10년 만에 개체수를 회복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재규어가 무리를 지어 움직이지 않는다는 특성상 사냥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변화도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은 몇 해 전 판타날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화재로 200여 마리의 재규어가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판타날에서는 엘니뇨 현상으로 이상 건조한 기후와 폭염으로 산불이 잇달아 발생해 재규어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뉴펭이알: 뉴스펭귄의 ‘이거 알아?’>에서는 매주 동물과 환경 상식을 전달한다. 멸종위기종,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탄소문제와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헷갈리거나 잘 몰랐던 이야기를 정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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